23일 금융안정보고서 발표…가계빚 1845조·3분기 대출 증가율 9.7%"가계부채 증가율 높은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실패한 것""글로벌 자산거품 붕괴땐 내년 경제성장률 -3% 주저앉을수도 있어"
  • 한국은행은 부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자산거품이 붕괴하면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3%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 억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주택시장의 과도한 투자수요가 완화되도록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가계빚 1845조 성장 짓누른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신용/명목GDP 비율은 3분기말 기준 219.9%로 전년 동기대비 9.4%p 상승했다.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이 나란히 증가한 영향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계신용/명목GDP 비율이 2021년 3/4분기말 106.5%로 전년동기대비 5.8%p 상승했고 기업신용/명목GDP 비율도 113.4%로 전년동기대비 3.6%p 올랐다. 

    가계부채는 3분기말 기준 184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는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8.8%, 기타대출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1.6%나 늘었다. 

    이처럼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제도를 통한 가계부채 증가 속도조절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처분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4.1%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개선됐으나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며 전년 동기대비 8.1%나 올랐다. 

    또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5.8%로 주식평가액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0.3%p 하락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소폭 개선됐으나 가계신용은 주택 관련 높은 증가세가 지속돼 채무상환 부담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 기업·자영업자도 빚잔치…경제충격땐 마이너스 성장

    기업신용도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설비 및 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연장 등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3분기말 기준 기업대출은 149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부채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9월말 기준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2%나 늘었다. 

    자영업자는 임금 근로자보다 대출 규모가 크고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소득 수준은 임금근로자보다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보고서는 국내 금융불균형은 최근들어 일부 개선되는 모습이나 과거에 비해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누증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은은 현재 금융불균형 상태서 10% 확률로 발생하는 극단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1년 뒤 GDP 성장률이 연간 -1.4%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금융취약성 지수까지 고려하면 -3%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불균형 상황을 나타낸 부동산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 3분기 100을 기록했다. 

    전분기(97.23)보다 2.77p 올랐고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0~100 사이의 범주서 100에 가까울수록 부동산 거품이 큰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경제규모 확대에 따라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한 부채 수준은 거시금융경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