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AA'에서 'AA-' 하향고부가, 친환경 화학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리사이클-친환경-車 경량화 소재' 등 사업 변화 따른 투자 부담 영향도
  • ▲ ISCC PLUS 인증 획득 및 리뉴어블 나프타 도입을 기념해 SK 울산CLX에서 구성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ISCC PLUS 인증 획득 및 리뉴어블 나프타 도입을 기념해 SK 울산CLX에서 구성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이 2011년 1월 물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부진한 영업실적이 수급불균형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에 이어 재무구조마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신용평가는 SK지오센트릭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강등했다.

    지난해 6월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하향 조정된 이후 1년 반 만이다. 앞서 2012년 10월부터 7년여간 'AA(안정적)'를 유지한 바 있다.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공급 부담이 확대되면서 이익 창출 규모가 감소한 데다, 주력인 방향족 제품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영업실적 저하와 배당금 지출 확대 등으로 재무 부담 또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 지역 내 신규 PX, 벤젠 설비 증설로 SK지오센트릭의 주력제품 수급 여건이 악화하면서 영업실적이 저하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전방 수요 회복세, 북미 지역 한파에 따른 올레핀 제품 수급 개선, 중국 신규 PTA 설비 가동으로 인한 방향족 제품 스프레드 상승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했다.

    미국 설비가동 중단으로 올레핀 제품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PX 역시 중국 내 신규 PTA 설비가동 등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스프레드가 t당 200달러대로 상승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 미국설비 정상화, 동북아 지역 내 신규 설비가동에 따른 공급 부담 확대로 일부 제품 스프레드가 약세로 전환됨에 따라 수익성이 하향 조정됐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1분기 12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123억원에 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도 1397억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814억원에 그치면서 고꾸라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4분기 0.64% △1분기 5.20% △2분기 4.99% △3분기 2.49% 순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게다가 향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올레핀, 방향족 제품 신규 설비 증설이 이어질 전망인 점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2019년에 비해 저조한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 제품 PTA 설비 증설이 병행되고 있어 PX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추가적인 PX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PX 스프레드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예정된 글로벌 PX 설비증설 물량은 약 900~1000만t 안팎으로 추정된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각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외형은 성장하겠으나, 실적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력인 방향족 제품이 중국의 증설 부담, 전방 수요 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마진 상승이 제약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지속적인 코로나19 변이 발생 등으로 경기 개선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핵심 제품군인 방향족 수요는 타제품에 비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PX 등의 중국 내 공급 확대 전망 등을 고려할 경우 기초유화 사업 부문의 저하된 수익성이 빠른 개선세를 나타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 ISCC PLUS 인증 획득 및 리뉴어블 나프타 도입을 기념해 SK 울산CLX에서 구성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또 다른 문제는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SK지오센트릭은 ▲Arkema社의 Functional Polyolefin 사업 등 고부가 패키징 사업 인수 ▲관계사 지분 취득 ▲2017년 이후 2조4000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출 ▲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확대에 따라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는 2조1567억원으로, 2018년 3분기 5035억원에서 네 배 이상 뛰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11.8%에서 58.6%로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2조1875억원, 67.0%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2019년 이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부채 규모는 3조6884억원으로, 2017년 3분기 1조9155억원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44.5%에서 100%로 악화했다.

    글로벌 공급 확대 등으로 영업 현금창출력 회복이 다소 지연될 전망인 가운데 폐플라스틱 처리 설비, 친환경 소재·원료 및 생분해성 수지 생산설비 등 친환경 설비 구축을 위한 투자 자금 소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지오센트릭은 리사이클 소재, 친환경 패키징 소재,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 고부가, 친환경 화학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원료 확보를 위해 울산 공장 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상용화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90만t 규모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결산 배당금이 발생하지 않는 등 배당 부담은 감소했으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 투자 정책을 고려하면 향후 업황 회복 등으로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향상될 경우 배당 규모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종현 실장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 전망,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 계획, 모회사에 대한 잠재적 배당금 지급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자체적인 영업 현금흐름을 통해 확대된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업황 대응력 제고를 위해 친환경, 스페셜티 사업 비중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탄소배출 등 중장기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제고되고,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