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문화 확산에 가정용 위스키 소비 급증가정용 일부 위스키 제품 1492% 폭증하기도1~11월 위스키 수입액 늘어… 7년만에 상승세
  • ▲ 지난 주말 제주공항 내 면세점 주류코너에 몰린 소비자들의 모습ⓒ뉴데일리경제
    ▲ 지난 주말 제주공항 내 면세점 주류코너에 몰린 소비자들의 모습ⓒ뉴데일리경제
    20대 A씨는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제주공항 내 면세점에 들렀다.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A씨는 결국 선물을 구입하지 못했다. 여행과 면세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맥켈란, 발베니 등 주요 위스키가 모두 품절됐기 때문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가정용 위스키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오르고 컨테이너 적체가 심해지면서 면세점 등 주요 판매처에서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위스키 수입액은 1억543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위스키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위스키 판매도 급증했다. 주류 수입업체 트랜스베버리지에 따르면 스카치 위스키 ‘글랜그란트’의 올해 1~10월 가정용 매출은 1285% 폭증했다. 버번 위스키 ‘와일드 터키’의 가정용 매출도 1492% 늘어났다.

    관련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술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이나 주류 전문점에서 구매했던 과거와는 달리,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위스키 종류가 늘어나면서 구매 편의성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MZ세대 사이에서 와인과 더불어 위스키 수요가 늘어난 것도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이마트의 양주 전체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0%에서 올해 60%로 늘어났다.

    가정용 위스키 시장이 넓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구매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디아지오코리아가 17일부터 ‘더현대서울’에 마련한 팝업 스토어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주문 후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 오더 제품은 3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지난 23일 잠실에 문을 연 제타플렉스 보틀벙커에서도 첫날부터 글렌알라키, 맥켈란 등 주요 위스키 매진이 이어졌다.

    가정용 위스키 시장이 커지면서 와인 전문기업 아영FBC는 최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위스키 전문매장을 열었다. 원산지별 코너를 중심으로 고연산 프리미엄 싱글몰트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 등을 갖췄다. 매장에는 위스키 마스터가 상주해 다양한 고객의 위스키 취향에 맞춰 전문가의 추천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연말 모임을 홈파티로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로)유흥 채널에서의 수요가 줄어든 대신 가정용 위스키 소비가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들의 물량 확보가 빠듯해진 것도 사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