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혁신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세대교체와 산업 전환, 혁신을 위한 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같은 전환기에 구조조정은 끝나지 않을 숙제"라면서 "어쩌면 더 많은 한계기업이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이 회장은 "시장은 물론 지역사회와 노조, 그리고 언론이 그 원칙을 이해하고 기대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 전체의 회수율 제고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은 길게 보고 인내자본 공급,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의 혁신을 조선시대 경제개혁인 대동법에 비유했다. 대동법은 소유한 땅 크기에 따라 쌀로 세금을 부과하는 표준화된 세제로 특산물로 과세하던 기존 방식과 비교해 혁신적이고 투명한 제도로 평가받았다.
그는 "이 혁신적 제도가 1608년 경기도에서 처음 실시된 뒤 전국적으로 확대될 때까지 100년이 걸렸다"면서 "기득권의 갖가지 반대와 특산품으로 세금을 바치는 것이 충성심이라 여긴 낡은 관념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개혁은 이뤄졌다"면서 "김육 같은 소신있는 경제 관료들이 오랜 세월 정치생명을 걸고 사심없이 신념을 지켜 이룩한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구조조정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두고 운수권·슬롯 회수를 전제로 한 조건부 기업결합승인을 잠정결론 내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혁신은 이렇게 어려운 것이지만 힘을 모으면 할 수 있다"면서 "기업의 세대교체와 산업 전환,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을 위한 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