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간호대생, 11일 국회 통과 불발시 국시거부 등 집단행동 예고지역의사회 중심 반대 여론 “특정 직역 이익실현에 불과” 열악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VS 의료체계 붕괴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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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1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간호법 제정에 대한 의사-간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각 직역의 셈범이 워낙 달라 어떤 방향으로 결정이 나든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 속 간호법, 쟁점은?지난해 3월 김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장)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현재 직역간 갈등이 증폭된 간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역시 간호·조산법안을 발의하며 간호사의 단독 법안 제정을 추진했다.간호법안은 기존 의료법에서 간호사 관련 조항만 따로 떼어내는 것이 골자다.세부적으로 ▲간호사 업무 범위 명확화 ▲간호종합계획 5년마다 수립, 3년마다 실태조사 ▲적정 간호사 확보와 배치 처우개선 ▲기본지침 제정 및 재원확보 방안 마련 등이 담겼다.직역 갈등이 커진 이유는 기존 의료법상 ‘의사의 지도 하에’를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로 변경하고 ‘진료의 보조’를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변경함으로써 간호사가 진료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조항 때문이다.또 간호사가 간호조무사 및 요양보호사가 수행하는 업무보조에 대한 지도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본회의 통과 불발 시 간호사 국시 거부 등 집단행동먼저 간호법이 오는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전국 간호대생들의 강도 높은 반발이 예상된다.16개 시·도 간호대생 대표들은 지난 5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국회 통과가 안 되면 간호사 국가시험 거부와 동맹휴학 등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이들은 “국회와 정부가 간호법 제정이라는 우리들의 처절한 절규를 외면하고 있다. 간호대생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내던지고 간호법 제정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간호대생들이 국시 거부와 동맹휴학 등의 내용을 결의하고 간호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신경림 간호협회장은 “간호법이 결코 다른 직역의 이해를 침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 의사단체들은 간호법을 곡해하고 폄훼하면서 간호법 논의 자체를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시대가 달라지고 환경이 달라진 지금 70년 전 만들어진 의료법으로는 현재의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민과 간호사의 미래를 위해 간호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현행 의료법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 5대 의료인 관련 법 조항이 하나로 묶였다. 간호사들은 간호 업무를 명확히 하고, 양질의 간호인력을 교육 및 수급하기 위해 의료법에서 간호사를 분리해 독립된 법안 자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구체적으로 간호사 1명 당 담당 환자 수,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영역 분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을 포함한 비의료인의 업무영역 분리,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전면적 반대… 의료체계 근간 흔들려간호대생의 국시 거부 집단행동 등 초강력 대응책이 나온 상황이지만 의료계는 간호법 제정에 전면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응수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지역의사회가 잇달아 간호법 제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의료계는 “보건의료 관련법은 국민건강 향상을 최우선에 둬야 하는데, 간호단독법은 간호사만을 위한 법률일 뿐 국민건강을 저해하는 법안”이라고 공통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들은 “특정 직역의 이익실현을 위한 단독법을 제정하게 되면 형평성에 크게 위배되고 결과적으로 의료체계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특히 간호사가 의사의 진료 보조에서 벗어나면서 다른 직역은 자신들의 지도하에 두겠다는 것은 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간호법 제정만으로는 간호인력 부족 및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할 수 없다는 것도 반대 의견의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이필수 의협 회장은 “간호법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항이다. 국회는 관련 당사자 대다수가 반대함에도 간호사 직종만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간호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