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보름 앞두고 대형 붕괴사고에 '혼란'"법 개정 목소리 물거품"… '안전관리 노력 외면' 우려도공사현장 재점검 '총력'… 중소사는 안전관리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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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가 두번이나 터졌으니 이래서야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법개정을 요구할 명분이 없어졌어요"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시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대사고가 발생하면서 다가올 후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그간 중대재해법 처벌 조항 등을 두고 법 개정을 촉구해 온 건설업계에선 이번 여파로 명분을 잃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비용문제 등으로 법개정을 기다려 온 중소건설사 역시 안전관리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볼멘소리다.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7개월 만으로 두사고 현장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두고 부실공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2일 논평을 통해 "장시간 노동, 안전조치 무시, 부실시공 등 이 모든 결과가 이번 인재 사고였다"며 "제대로 현장 공사 관리가 이행되지 않았던 것이 사고 발생의 근본 원인이다. 현행 법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사고 재발을 방지할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정치권에서도 건설현장 안전관리 대책 강화에 중점을 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며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강화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같은날 사고 현장을 찾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리책임 부실 등 위법사항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처벌할 것"이라며 "건설안전 전반에 대해 다시 꼼꼼히 살피고 미비점은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건설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법 개정 기회가 멀어졌다는 판단에서다.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 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처벌 수위는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의 경우 1년이상 징역 또는 10억원이하 벌금, 법인은 50억원이하 벌금이다.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 묻는 만큼 건설업계는 법 해석의 모호성 등을 앞세워 개정을 요구해 왔다.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대형사고는 법 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온 업계의 노력을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법개정은 둘째치고 오히려 처벌조항이 강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일부 건설사들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단행한 안전관리 강화 조치가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건설사들은 작년초 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이후 안전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해 왔다.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법개정이 필요한 것도 맞지만 많은 건설사들이 중대재해법 취지에는 적극 공감했던 만큼 안전관리 강화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왔다"며 "그럼에도 이번 사고로 건설업계를 향한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안전관리분야에서의 성과도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건설사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공사현장에 대한 재점검에 착수한 상태다.일각에선 특히 안전관리에 대한 중소건설사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예상한다.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중소건설사의 경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인력·비용 부담으로 대응책 마련에 난항을 겪는 실정이다. 이들은 법 개정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있었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안전관리 부담이 커지게 됐다는 입장이다.중소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사고는 중소건설사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중소사 시공 역량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하락시키게 된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안전관리 강화에 보다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