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플랜D까지 고민하고 있다" 작년 수주고 108억달러… 부채 300% 육박삼성重에 매각도 못해…인수기업 찾아야
  • 산업은행의 '조선 빅딜'이 최종 무산됐다.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합병이 물거품되면서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새 주인을 찾겠다는 방침이지만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열악해 자력 생존이 힘든 상황이라 원매자가 적극 나서기 힘들것이라는 평가다. 

    14일 정부와 산은 등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전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최종 불승인했다. 

    EU 경쟁당국은 두 회사간 결합 반대 이유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독점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LNG선 점유율은 2020년 73%, 2021년 89% 등 사실상 독과점 상태인데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양사간 수주량이 전 세계 발주량에 60%에 달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EU의 불승인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대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말 기자간담회서 "플랜 D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019년 양사 기업 결합을 결정할 당시 노동조합,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자 합병에 회장직을 내려놓을 각오로 임할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의 새 주인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EU가 LNG운반선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반대한 만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이 아닌 다른 산업군에서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 인수 후보군으론 포스코, 효성, 한화 등이 거론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 

    지난해 조선업이 역대급 호황세를 보이면서 수주고는 108억달러에 달해 목표치인 77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97%에 달한다. 수주가 실제 매출에 반영되는 시기가 인도시점인 2~3년 뒤가 되는 탓이다.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그룹이 선정됐으나 매각대금 분할납부 등을 요구해 딜이 무위로 돌아간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