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신격호 회장 2주기, 20일 사장단회의대대적 조직개편 후 첫 VCM미래 책임질 신사업 분야 본격 논의
  •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인 도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건넨 당부다. 

    신 회장은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로 주력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지난 연말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사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던지고 '뉴롯데' 체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오는 19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2주기에 이어 20일 사장단 회의를 앞두고 신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일본 출장에서 한 달 반만에 귀국한 신 회장이 신사업 현황 점검에 직접 나선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일 상반기 사장단회의(VCM)을 주재한다.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공동대표를 비롯해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털 등 전 계열사 대표, 지주사 임원 등 70명 내외의 임원들이 화상으로 참석, 계열사별 주요 이슈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장소도 롯데월드타워에서 인재개발원을 택했다. 그만큼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인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단행된 조직 개편이후 첫 사장단 회의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신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뉴롯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사업군별 친환경,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메타버스 등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분야의 논의가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친환경 신사업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수소와 배터리,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사업을 추진한다. 

    UAM 사업에 진출해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그룹이 보유한 지상교통, 관광, 쇼핑 인프라와 항공 교통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 모비우스에너지, 인천시 등과 7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실증 비행을 시작해 다른 컨소시엄보다 1년가량 빠른 2024년 상용화 비행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롯데정보통신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신개념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에도 속도를 낸다. CES 2022에 참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반 메타버스를 선보였다.

    신 회장이 구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엔 롯데면세점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내수 중심인 백화점·마트와 달리 외국인이 주요 구매자인 면세 유통에선 충분히 글로벌 1등을 노려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며 여행과 리테일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장단회의가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2주기 다음 날 열리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올해 반등의 기점을 마련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인 혁신을 주문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롯데그룹 상황을 감안하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와 더불어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신 명예회장의 2주기를 조용히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