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단독]故 김문기 처장 유족 “모든 책임 전가...'희생양됐다' 억울함 호소”

김 처장 유족 단독 인터뷰...김 처장, 검찰 조사서 주범으로 몰리자 괴로움 호소19일 언론에 사망 전 김 처장 편지 공개...“초과이익 환수 수차례 제안했지만 묵살”검찰, 김 처장에게 ‘용적률 변경’ 책임 집중 추궁

박아름.이현욱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2-01-19 17:58 | 수정 2022-01-19 18:01

▲ 故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자필 편지. ⓒ김문기 유족 제공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의 유족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처장이 억울하게 주범으로 몰려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사망 직전 상황을 전했다.

대장동 사건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 온 김 처장이 조사를 거듭할수록 자신에게 모든 혐의를 덧씌우는 분위기를 감지한데다 내부에서 중징계까지 받으며 주변에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의 유족은 지난 9일 서울 모처에서 본보 기자들과 만나 “김 처장이 사망 직전인 4차 검찰 조사를 받고 난 이후 유독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6일과 7일, 13일, 12월 9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경기남부경찰청에서도 2차례에 걸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김 처장은 검찰 4차 조사 10여일 후인 지난달 21일 오후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족들에게 “조사가 진행될수록 모두 내가 한 것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 측이 지난 2016년 대장동 개발사업부지 용적률을 기존 180%에서 185~195%로 상향하는 내용의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인가’ 건을 추궁하며 김 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검찰이 용적률 변경으로 늘어난 이익에 대해 추궁하며 (김 처장이)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몰아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이 밝힌 용적률 변경 건과 관련한 당시 결재 라인은 성남시 택지개발지원팀장과 도시재생과장, 도시개발사업단장, 정진상 정책실장,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그런데 검찰이 결재 라인에도 없던 김 처장에게 용적률 상향 책임을 몰아갔다는 주장이다.

현재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용적률 상향에 따라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1천3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관련자 일부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핵심 결재 라인에 있었던 인물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부실 수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족 측은 “사건의 실체가 하루빨리 낱낱이 밝혀지기 만을 바랄 뿐”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는 억울한 죽음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 2016년 결재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인가’ 결재 문서ⓒ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 제공

한편 유족 측은 19일 언론에 김 처장이 사망 전 작성한 편지를 공개했다.

해당 편지는 A4용지 2쪽 분량으로 김 처장이 윤정수 당시 성남도개공 사장에게 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편지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는 제안을 3차례나 했지만 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성남도개공 차원의 적극적인 법률 지원을 요구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의뜰과 화천대유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 우려돼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종 사업 협약서에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故 김문기 처장 편지 전문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사장님! 금번 대장동 관련 사건에 대해 일선 부서장으로서 맡은 바에 투명하고 청렴하게 일에 최선을 다했는데요. 금번과 같은 일들이 발생하여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사장님 다름이 아니고 구두 보고를 통해 말씀 드리는 것보다 정리된 내용으로 호소 드리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보냅니다.

저는 지난주 10월 6일~7일 양일 간에 중앙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10월 13일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회사에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지원해주는 상황이나 비슷한 동료들은 없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억울합니다. 회사에서 정해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고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결정에 지난 3월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제가 지시를 받아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 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아무런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회사일로 조사 받은 저에게 관심이나 법률지원 없는 회사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개인일도 아닌 회사일을 통해 현금 약 2200억 벌어 회사의 3년 연속 흑자를 받아 전국 1회 가평가를 받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와 같이 기여에도 불구하고, 금번 사건은 마치 제 개인인 것처럼 외면하는 회사가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 

너무나 원망스러운 이유 중 하나는 제 두 번째 조사 받던 10월 7일 조사 대기 중 대기실에서 하나은행 이모 부장(성남의회 이사)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하나은행은 변호사들과 함께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자괴감이 들고 회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존경하는 사장님! 저에게도 변호사 지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간곡히 호소 드리니 저와 우리 직원 실무자들도 전문변호사를 통해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대장동 일을 하면서 유동규 기획본부장이나 정민용 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담될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민간사업자들에게 맞서며 우리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하였음을 말씀 드리며 그들로부터 뇌물이나 특혜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보고 드린 바와 지난 국민권익위원회, 분당경찰서 수사단으로부터 저에게 법리 사실이 없어 내사로 종결되었고 오히려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위로의 말을 들을 정도로 저는 청렴하게 일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장님, 다시 한 번 호소 드리오니 조속한 시일 내에 전문 변호사의 선임을 통해 지원 받을 수 있게 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참고로 개발사업 부분에서 발생한 일이니 독립되면서 별도 예산을 수립하여 이사회 시의 승인을 통해 법률 지원되도록 하였으면 합니다.
박아름.이현욱 기자 pak502482@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