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음성 오판으로 지역사회 재전파 우려100만명 검사하면 2만명은 못 걸러내는 ‘음성 예측도’의 함정PCR 대응 인력-견고한 역학조사 인프라 구축 선결과제
  • ▲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연세의료원
    ▲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연세의료원
    고위험군을 제외한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는 것이 오미크론 대응책의 핵심이다. 문제는 정확도가 떨어져 위음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확진 규모가 늘어나면 이에 비례해 위음성 판정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역사회 재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단순히 검사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견고한 역학조사가 진행돼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확진자 예측범위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현재 유전자증폭(PCR) 기반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3%에 불과하다. 이는 역학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탓에 검사자만 많아진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기준으로만 봐도 100명 검사하면 3명은 양성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얘기한 신속항원검사 음성 예측도 99%로 대입하면 1명만 양성으로 걸러진다. 100명 중 2명은 위음성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확진 규모와 검사 건수가 늘어나면 위음성은 비례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만약 100만명이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면 2만명은 확진자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역사회에 돌아가 전파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내일(29알)부터 선별진료소, 내달 3일부터 동네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한다. 동시에 본인이 직접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해 검사하는 방식도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벌써 수급 문제가 발생할 만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와 자가진단키트는 동일한 원리로 적용된다. 다만,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의료진이 비인두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고 자가진단키트는 본인이 직접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으로 보고 있다. 민감도는 감염된 환자를 양성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을,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이라고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 교수는 “PCR검사를 시행할 여력이 확보되지 않아 신속항원검사로 체계로 바뀌었지만 애초에 해당 인력을 충분히 보강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했다. 현 상황에서는 새로 개발된 신속PCR 확대가 그나마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현재 역학조사가 무너졌다는 것이 한계로 작용한다. 위음성 우려 속에서 검사 건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역학조사 역량도 동시에 키워야 대응이 가능한데, 이 지점에서의 고민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언제까지 확산할지 예측은 어렵지만, 신속항원검사 대신 PCR 검사 인프라를 확대하고 역학조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갖추는 것이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