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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를 놓고 당국과 손해보험업계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논의 자체가 대선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선 이후에 들어설 새 정부가 출범할 경우 당국의 안하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손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당국 '2% 인하' vs 손보업계 '할인혜택 강화'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근 자동차보험료 2% 인하를 보험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약 3000억원 수준의 흑자가 예측되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손보업계 상위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누계 손해율(가마감)은 79.6%에서 81.5%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통상 '77%~80%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자동차보험료를 양보할 수 없다며, 손보업계가 강경한 인하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2020년 38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고 지난해 1월 동결에 합의한 바 있는데, 코로나 영향에 따른 일시적 흑자로 인하를 지속 요구하는 건 명분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액이 9조원에 달해, 올해 보험료를 바로 낮추면 두자리수인 10조원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공임 수가가 4.5% 인상돼 손해율이 오를수 밖에 없다. 이번 정비수가 인상은 3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손보업계는 4.5% 인상시 산술적으로 보험료의 1%대 인상이 진행되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마일리지특약 등 할인 혜택을 다양화해 가입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보험료 부담을 줄이겠다 대응하고 있다.
◆논의 장기화 및 보험료 인상 강행 우려도
일각에선 양측의 입장차가 첨예해 대선 이후로 해당 논의가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손보험의 경우 1월 갱신주기에 맞춰 당국과 업계가 지난달 보험료 논의를 마무리했지만, 자동차보험의 경우 제약이 없어 논의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약 대선 이후로 넘어갈 경우 해당 논의는 기약없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정부가 들어서게되면 민심잡기용 정책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를 의식해 당국이 오직 보험료 인하만을 고수할 수 있다"며 "손보사들은 정비수가 인상 등 올해 손해율 상승 요인이 존재해 당국 압박이 거세지더라도 무조건적인 인하 수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교적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 강행이 잇따르는 등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반응도 존재했다.
자동차보험료 책정은 의무가입 상품이라 당국과 업계간 조율이 있어왔지만, 원칙적으론 보험사 고유 권한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료 동결에 합의했음에도 MG손보·롯데손보·캐롯손보 등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평균 2%, 2.1%, 6.5% 인상한 바 있다"며 "해당 논의가 길어진다면, 손해율 상승을 두고만 볼 수 없는 일부 손보사들이 논의 장기화를 이유료 보험료 인상을 잇따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