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PCR 검사의 한계, 왜곡된 수치로 변질신속항원검사 ‘위음성’ 문제 여전… 숨겨진 확진자 ‘최대 변수’영업시간 1시간 연장 나비효과 우려… 국내는 정점 지나도 서서히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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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오미크론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한 확진자 수, 정점 예측치는 여러 변수로 인해 왜곡됐다는 진단이다. 현재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외 수면 아래 무증상, 경증 환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9만5362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내 확진자는 누적 200만명을 넘었다. 지난 6일 100만명을 넘은 이후 보름 만에 일이다.

    이 수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례만을 집계한다. 결국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각에서 최대 2배까지 확진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PCR 검사는 지난 3일부터 60세 이상, 밀접 접촉자, 의사소견서 지참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만 실시되고 있다. 대부분은 민감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RAT)에서 양성이 나와야만 PCR를 받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위음성’이 나와도 걸러낼 장치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민감도가 90% 이상인 신속항원검사 제품에 허가를 내줬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진행하면 20% 미만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오미크론 정점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실 감염자의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 발표 자체가 왜곡된 수치일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세를 두고 2월 말 신규 확진자를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까지 예측했지만, 현재의 더블링 현상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이번 주 수요일(23일)에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연구소(IHME) 역시 국내의 오미크론 감염자 수 정점을 오는 25일 경으로 예상했지만, 그 추이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는 “감염병 예측 모델링에는 다양한 지표가 담기는데 PCR 검사를 제한하는 형태로 조정돼 확진자 수 자체가 왜곡되고 불명확해졌다. 이를 근거로 연구를 진행하니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조정도 확진자와 정점을 예측하는 지표로 작용하는데, 정부는 이미 지난주 19일부터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을 결정했다. 문제는 영업시간을 늘리면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연구를 진행했으면서도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실제 질병관리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해 12월 31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한 시간만 연장해도 확진자 규모가 97% 증가한다는 공동연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1시간 연장 결정이 결국 정점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규모도 늘리게 될 것이며, 그 이후 의료체계에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의 오미크론 상황은 외국와 달리 정점을 찍는다고 해도 바로 안정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위 ‘K방역의 역습’으로 자연면역이 낮아 서서히 확진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교수를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확진 규모 자체가 늘어나면 의료 대응 능력의 한계에 봉착하기 때문에 현행 거리두기 더 강화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