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프리IPO 청신호… PEF·국부펀드 등 참여 IPO 시기 고심, 시장 2024년 이후 전망"현 시점 검토 안한다. 기업 가치 인정 받는게 먼저"
  • "기업공개(IPO) 대해 SK온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속도 고려해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결정하겠다. 추후 시기 구체적 정해지면 별도로 설명하겠다."

    SK온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IPO는 현 시점에서 검토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고 아예 IPO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일 뿐이다. 

    그동안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국내 배터리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 투자 확대를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을 때까지 IPO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SK온은 투자유치(프리IPO)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 이번 투자 유치를 전후로 IPO의 갈피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SK온의 기업가치가 35조원 안팎에 달한다. 현재 IPO는 검토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향후 IPO에 나선다면 충분히 높은 밸류업과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대 4조원 규모의 프리IPO에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 사모펀드(PEF)에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와 국부펀드까지 대거 뛰어들면서 IPO 시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흥행 면에선 청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해외 기관들의 프리IPO 참여가 IPO 계획을 전제 조건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투자에 나선 배경으로 읽힌다. 예상 시기는 적어도 2024년 이후가 거론된다. 결국 프리IPO가 상장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가 초반 흥행한 것은 투자자들이 SK온이 결국 상장에 나설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판단한데 따른 것"이라며 "현재 거론되는 3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언제 넘어설 수 있을지시기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시설투자(CAPEX) 규모를 6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이 가운데 4조원 정도를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공장 증설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은 프리IPO 자금과 합작법인(JV)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 

    SK온은 30GWh 수준의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500GWh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IPO를 통한 대규모 추가 투자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투자자들이 SK온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SK그룹이 배터리업체 후발주자임에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온의 외형 성장은 무서울 정도다. 배터리사업 매출은 2020년 1조6102억원, 2021년 3조39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조원으로 잡았다. 

    올해 중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미국, 헝가리, 중국 옌청 공장의 가동이 안정화되면 2023년 이후 영업이익률도 지속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5년 이후 포드 합작공장을 통해 수익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2025년엔 미드 싱글 디짓(한 자릿수 중반대)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자신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SK온은 지난해 10월 물적분할해 출범했는데, 이같은 분할 의사결정은 특정 시점의 IPO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다"며 "현 시점에서 IPO는 전혀 검토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치권 물적분할 이중상장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의견 앞으로 어떤 방향 제도화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IPO 관련 회사 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