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미국과 러-우 만나 휴전 후속 논의종전 시 원료 공급망 안정·수요 증가 기대韓기업, 러시아산 원료 조달로 수익성 개선정제마진 및 NCC 스프레드도 회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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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오일뱅크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 원료 공급 안정화와 석유화학 제품 수요증가 등이 예상돼 정유·석유화학 업황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4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각각 만나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휴전에 합의하면서, 전면 휴전을 위한 기술적 협상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이들 국가는 이번 회담에서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이행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2022년 3월 이후 3년 넘게 계속된 러-우 전쟁의 종전 협상이 본격화하며 정유·석유화학업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다른 국가보다 10% 가량 저렴한 러시아산 나프타와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 한국 에너지기업의 원가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그동안 국내 나프타분대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저가 원유와 나프타를 수입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중동산 원료를 조달하면서 원가 부담을 감내해왔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등 주요 NCC 기업의 나프타 수입 비중은 70~8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러시아산 나프타는 수입 물량의 23%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러시아산 나프타 가격은 중동산보다 5% 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에 따라 지난해 기준 중동산 나프타 수입 비중이 과반을 넘겼고 그만큼 국내 기업의 원가 부담도 커졌다.이 사이 중국은 러시아산 나프타를 적극적으로 들여오며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중국은 석유화학 산업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NCC 설비 증설을 추진해왔다. 러시아산 나프타 유입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한 중국 NCC 업체들이 에틸렌 등 범용제품을 시중에 쏟아냄에 따라 국내 NCC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됐다.러-우 종전 시 국내 NCC 업체가 원가경쟁력을 회복하며 수익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현재 톤당 280~290달러 수준인 NCC 스프레드도 손익분기인 3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CC 스프레드는 NCC 설비를 통해 나오는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 제품가격에 나프타 원료가를 뺀 마진을 말한다.종전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공급 정상화, 수요 회복은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월 3.2달러에서 2월 4.9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3월 첫째 주 8.7달러까지 치솟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게 되자 사우디산 원유보다 낮은 가격에 중국, 인도 등에 원유를 수출했다.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원유의 평균 단가는 배럴당 77.3달러로 사우디산 원유 수입단가(85.5달러)보다 10달러 가량 낮았다. 러시아산을 들이지 않은 국내 정유업계로선 원가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업계 관계자는 “러-우 종전 시 국내 기업은 저렴한 러시아산 원료를 들여올 수 있고,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따른 물가 부담 경감,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