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부양→업황 회복 기대감 부추겨롯데케미칼 올해 흑자전환 리포트도 한몫수요 회복 없이는 스프레드 회복 어려워"석유화학 업황 부진 당분간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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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함께 석유화학 업황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석유화학기업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업계에선 실질적인 수요 회복 없이 업황 회복을 낙관하기 이르며, 실적 개선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은 전일 대비 18.03% 오른 7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태광산업(9.8%), 대한유화(9.48%), 애경케미칼(5.53%), 금호석유(4.57%), SK케미칼(4.06%) 등 석유화학주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중국 정부가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내수 진작 의지를 강조함에 따라 중국 경기에 민감한 화학업종이 들썩였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소비품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에 특별 예산을 배정, 내수 진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부동산 시장 부양, 소비 진작 정책 등을 강하게 추진한다면 석유화학제품의 전방산업인 건설·자동차·전자기기 등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 이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업황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형성됐다.NCC는 원유를 정제해 얻어지는 납사(Naphtha)를 고온에서 분해,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등이 대표적인 NCC 업체로 분류된다.롯데케미칼의 올해 흑자 전환을 예상한 증권가 보고서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유안타증권은 “글로벌 에틸렌의 수급 개선 속 유가 하락 수혜 기대감이 높다”며 롯데케미칼이 올해 영업이익 2212억원을 달성,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주식시장의 기대와 달리 업계에서는 올해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비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은 현재 석유화학제품 수요증가를 예단하기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유가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마진) 개선 효과를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중국의 경기부양 효과를 국내 석유화학기업이 온전히 흡수할지도 미지수다. 중국은 석유화학 산업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해왔다. 특히 NCC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충하며 에틸렌 등 범용제품의 생산능력을 크게 늘렸고, 이는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중국은 부양책으로 수요가 늘더라도 자국 생산품을 우선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글로벌 공급 과잉 문제는 중국의 내수 회복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활용 및 바이오 플라스틱으로의 전환으로 전통적인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점도 회복의 걸림돌로 지적된다.신평사들도 석유화학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LG화학과 핵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S&P는 “높은 자본지출과 화학 및 이차전지 산업의 어려운 영업환경으로 인해 LG화학의 차입금 부담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화확부문에 대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약세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