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산석유화학단지 대규모 정전 피해2006년 사고 판박이 … 104억 손해배상 포기과실 규명해야 배상 … 한전 "선로 문제 없어"
  • ▲ ▲ 25일 오전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멈춘 가운데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태우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 25일 오전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멈춘 가운데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태우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한국전력에 이달 발생한 정전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06년 정전 때도 양사는 한전에 10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고려했으나 끝내 제기하지 않았다.

    한전은 중대과실이 없을 경우 손해배상을 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있는데, 여기에 손배소를 제기해 승소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27일 한전 관계자는 "법무실, 소송 데이터베이스, 공문을 모두 조회한 결과 2006년 정전 당시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으로부터 소송이 제기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접수가 되면 한전 데이터베이스에 남는다"며 "104억이면 엄청 큰 금액인데 공문도 남아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관계자는 한전을 상대로 정전 관련 손배소 승소 사례가 없기 때문에 2006년 당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법적 대응을 포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2006년 사례가 이달 발생한 정전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 25일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공장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전은 전력을 공급하는 "선로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다. 과실이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손배소 성립이 불가능 하다는 것. 

    LG화학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원인 등 확인을 마쳐야 한다"며 "아직 손배소를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도 마찬가지로 "원인규명이 돼야 (손배소 고려) 등 이후 과정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양사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한전이 전력을 직접적으로 공급하는 게 아닌 한 단계 거쳐서 공급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구역 전기사업자인 '씨텍'으로 전기를 보내고, 씨텍이 다시 LG화학과 롯데케미칼로 전기를 공급하는 체계다. 

    씨텍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5대5 지분으로 세운 합작사다. 

    만약 씨텍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과실은 한전이 아닌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