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대차잔고 급증 … LG엔솔 선행지표 급증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 … 대주주 LG화학 예의주시매각 타이밍 놓쳐 … 지분 '제값' 못 받을라 한걱정
  • ▲ LG화학ⓒ김병욱 기자
    ▲ LG화학ⓒ김병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공매도 '타깃'이 되면서 LG화학의 지분매각 계획에 변수가 발생했다. 

    현재 LG화학은 석유화학 시장 불황으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매각해 '실탄' 확보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LG에너지솔루션에 집중되면서 LG화학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 대한 공매도가 이날부터 재개된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제도다. 통상적으로 공매도가 몰린 종목은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에 가장 많은 공매도가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인데,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1주일간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무려 4407억원이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관세 선언과 맞물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공매도 재개 첫날 오전 중 6% 빠진 33만4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LG화학은 속이 타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고려 중인데, 가뜩이나 캐즘에 내리막을 걷는 주가가 공매도 압박에 처했기 때문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달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엔솔 지분 매각을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계속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영업이익 247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올해 설비투자를 1조원 이상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은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쉬움이 큰 점은 LG화학은 지난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80% 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을 받는다. 이때문에 지난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소량 덜어내 글로벌 최저한세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의 44만4000원이 고점이었다. 이날 저가 33만4500원과 약 11만원 차이다. 

    만약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81.84% 중 80%를 초과하는 1.84%를 지난해 고점 44만4000원에 팔았다면 이날 저가에 팔았을 때보다 약 4700억원을 더 받을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입장에선 지금 LG에너지솔루션 팔자니 과거 주가가 눈에 아른 거릴 것"이라며 "블록딜을 하더라도 공매도로 인해 협상력도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기차 붐이 일었던 지난 2022년 62만9000원 최고점을 찍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