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기준 전체 ETN 매출액 연말 대비 10% 늘어원자재가 강세에 투자 증가…원자재 ETN 매출액 20% 급증당분간 유가·천연가스 강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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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장지수증권(ETN)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 매출액은 지난 25일 기준 5950억원으로 지난해 말 5400억원 대비 10.2%(550억원) 늘었다.

    매출액은 ETN의 상장 주식 수에서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 수량을 뺀 값(매출 주식 수)에 현재 주가를 적용한 결과로, 투자자들이 실제 보유한 ETN 금액이다.

    ETN은 증권사가 기초 지수와 연동된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파생결합증권이다. 발행사가 발행 주식 수를 정해 거래소에 ETN을 상장하면 투자자가 이를 사들이는 식으로 거래가 성사된다.

    전체 ETN 상장 주식 수 대비 매출 주식 수 비중도 지난해 말 15.06%에서 지난 25일 23.88%로 커졌다. 전체 ETN 중 투자자의 보유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ETN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산별로 보면 원자재에 투자하는 ETN 매출액이 지난해 말 3818억원에서 지난 25일 4581억원으로 763억원(20.0%) 증가해 기초자산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와 관련된 투자 수요도 늘었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330억원), '대신 WTI원유 선물 ETN(H)'(83억원) 등 원유 투자 ETN과 함께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37억원),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23억원) 등 천연가스 관련 ETN들이 올해 상품별 매출 증가액 상위권에 올랐다.

    올해 들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1.8%, 천연가스 가격은 19.8% 각각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가 증가한데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진 탓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100.54달러까지 치솟으며 2014년 이후 처음 10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올해 등락률을 보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8.41%),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8.33%),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48.90%) 등 원유·천연가스 관련 ETN이 상위권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만큼 당분간 유가와 천연가스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과 시설 투자 부족에 따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실패, 미국의 탄소 중립 규제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감이 해소되면 원자재 강세가 주춤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향하고 있고 미국 연준 등 각국이 긴축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에너지 수요가 둔화할 여지가 있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