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10종목 중 4개가 ‘신저가’ 기록3월 FOMC서 연준 긴축속도 늦출지 여부 주목“이달 FOMC 이후 불확실성 완화될 가능성 커”“장기적·강력한 미래 통화정책 방향 발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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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각종 리스크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예정된 미국 연준의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를 기점으로 긴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 2471개 중 40.3%(995개)에 해당하는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39개 중 411개(43.7%)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이내 종목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LG화학, 삼성SDI, 현대차가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532개 종목 가운데 584개(38.12%)가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HLB, 셀트리온제약, CJ ENM, 등이 신저가 경신 행렬에 동참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 신저가 종목들이 속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달부터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금융시장을 흔든 긴축 공포가 오는 17일(한국시간) 예정된 미국 FOMC 정례회의를 계기로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3월 FOMC를 정점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연준과 투자자 간 시각차의 조정 과정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3월 FOMC는 투자자와 연준의 시각차를 해소할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3월 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 전망 점도표 상향은 있겠으나, 투자자 시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경우 통화정책 관련 우려감은 크게 경감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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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월가에서는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과도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연준이 0.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 연준이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25bp 수준으로 예상하는 확률이 86.7%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확률은 13.3%로 대폭 낮아졌다”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으로 미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관련 변동성 위험에 당분간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와 물가 흐름의 충격을 확인하고, 유가 불안 등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 증산에 나설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당장의 금리 인상 폭보다는 파월 연준 의장의 장기적이고 강력한 미래 통화 정책 방향 발표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는 믿을만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며 “연준이 인플레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 줬을 때 투자자들은 비로소 불확실성에서 빠져나와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렇게 된다면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이 설사 50bp더라도, 혹은 향후 FOMC 때마다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시장은 장기적인 충격 없이 긴축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