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미만 반토막마통금리도 1년새 0.95%p↑대출규제 여파… 역차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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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신용도가 좋은 사람들이 받는 저금리 대출이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자들이 주로 찾는 대형 시중은행에서도 4% 미만의 저금리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은행)에서 올해 1월 신용등급 1~2등급(나이스 기준 870점·코리아크레딧뷰로 891점 이상)의 고신용자들이 받은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01%로 4%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달(연 3.96%)보다 0.05%포인트, 전년(연 2.83%)보다는 1.18%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리가 오르면서 저금리 대출 비중은 쪼그라들었다. 이들 은행이 올해 1월 취급한 신용대출 중 연 4% 미만 저금리 대출 비율은 평균 45.18%로 전월(50.38%)보다 5.2%포인트, 1년 전(70.27%)보다 25.9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연 4%~6%의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율은 올해 1월 평균 41.42%로 1년 전(19%)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상황도 비슷하다. 지방은행(광주‧제주‧전북‧BNK경남‧DGB대구‧ BNK부산) 역시 올해 1월 고신용자의 신용대출금리는 평균 연 4.29%로 1년 전보다 0.86%포인트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같은기간 2.91%에서 4.35%로 1.4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중금리 대출 금리가 인하되고 한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고신용자들에게 일부러 높은 금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차주의 금리부담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은행들은 쏠쏠한 이자이익을 챙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둔 순이자이익은 총 32조2643억원으로 전년(28조905억원)보다 14.86%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고금리 부담이 올해들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1월과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올해 2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금리가 인상될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 등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난다. 

    금융연구원이 신용평가사 KCB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전체 대출자 10명 중 한 명꼴(9.8%)로 소득의 5% 이상을 추가 이자 비용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에 차주 단위의 위험관리와 가계부채를 통한 잠재적인 실물 부문의 부진을 보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금융회사는 부채가 과도한 기존 차주에 대해서 원금 분할상환 기간을 연장해 매년(매월) 상환하는 원리금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