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시장 주도권 싸움... 무신사와 진품논란 법적공방 예고‘익명 거래’ 개인정보 관리 실태 논란, 개인정보위 조사네이버 “위탁업체 직원 일탈” 피해 보상 ‘쉬쉬’
  • ▲ ⓒ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처
    ▲ ⓒ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쟁사와의 법적 공방과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신뢰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손자회사 크림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신사와 벌인 진품 논란은 법적 다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문제삼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 조사도 들어왔기 때문이다.

    크림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창업한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한정판 제품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서비스 1년 6개월 만에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국내 명품시장 규모가 커지며 온라인 명품시장도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명품시장은 16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5% 성장했다. 국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업계에서는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가 연간 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크림의 경쟁력은 ‘진품을 선별하는 전문성’과 ‘익명 거래’다. 크림은 명품 중고거래에서 문제 삼는 가품 문제를 알고리즘을 통해 극복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익명으로 안전하게 거래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이용자를 늘려왔다.

    크림과 무신사 간 발생한 사건의 쟁점은 양사의 상반된 입장으로부터 불거졌다. 크림은 무신사에서 진품으로 판매한 명품 티셔츠를 검수 결과 가품으로 판정했다. 무신사는 반박에 나섰고, 크림도 이에 물러서지 않으면서 무신사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법적 소송까지 진행하겠다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온라인 명품 리셀 플랫폼 시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품이 거래되면 신뢰도가 떨어지고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크림과 무신사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쪽이 이기게 되면 반대편은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크림은 제품 검수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크림은 다른 중개 플랫폼에 교차 검증 결과, 정품 제품이면 발생할 수 없는 디테일의 차이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크림 관계자는 “사용자 보호 목적으로 제품 검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크림이 당면한 또 다른 논란은 개인정보 관리에서도 불거졌다. 크림이 내세우는 익명 거래 안전성이 무너진 모습이다.

    크림에서 운영하는 쇼룸의 위탁업체 직원은 여성 고객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사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해고됐다. 네이버는 위탁업체 소속 직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익명 거래를 표방한 만큼 개인정보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게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크림이 직원들에 대한 개인정보 접근권을 적법하게 통제했는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네이버는 피해자 보상에 대해 미온적인 모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네이버 측은 지난달 24일 피해 여성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2주가 지났지만, 아직 보상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해당 직원을 징계 해고했다고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직원은 박스에 기재된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을 취한 것으로, 박스 표면에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며 “개인정보위에서 아직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고, 조사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