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러시아 경제 제재 본격화…채무불이행 우려 확대JP모건, 16일 러시아 채권 이자 디폴트 선언 가능성 점쳐“1998년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와 달리 지급능력 충분”세계 금융시장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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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국가 부도(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 디폴트가 글로벌 자금의 연쇄 이동을 촉발하는 외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16일 국가 부도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러시아는 이날 1억1700만달러 상당의 달러 표시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을 맞는다. 러시아는 이날 달러화 표시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러시아가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이날 해당 이자를 채권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하면 러시아는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 다만 외화채권의 이자 지급은 최대 30일간 유예기간을 줄 수 있다.실제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초강력 제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외화보유액 6400억달러(약 795조원)의 약 절반인 3000억달러(약 372조원)가 금융 제재로 동결 상태에 놓여 있다고 인정했다.러시아가 서방 제재로 인한 충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외화 보유고 동결로 러시아가 채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동결이 풀리지 않으면 외화 표시 국채를 포함한 모든 국채를 루블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현실화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글로벌 자금의 연쇄 이동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또한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 시 글로벌 금융시장 및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 혹은 후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유럽 금융기관 및 연금의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은 물론 예상치 못한 디폴트에 따른 러시아발 추가 신용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한 “예상되는 악영향 중 가장 큰 파장을 유발할 수 있는 신용 리스크는 이미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경제가 러시아발 신용 리스크에 노출된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당분간 사태 진정 시까지 신용 리스크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주식시장이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러시아 관련 문제를 주가가 어느 정도로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이미 해당 문제가 주가에 상당 부분 투영됐지만, 향후 주식시장의 실제 반영도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1998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 유예)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당시 러시아는 루블화로 발행한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1998년 때와는 다르다”라며 “러시아는 1998년에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으나 지금은 돈은 있으나 인위적인 제재로 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김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의 외화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도 현재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당시의 10배 이상”이라며 “재정 건정성과 관련된 공공부채 비율을 보았을 때 현재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도 양호하다”라고 설명했다.러시아 디폴트 선언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체 해외 익스포저 대비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탈리아 2.6%, 오스트리아 1.6%이며 글로벌 전체로는 0.3%에 불과하다”며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지속돼 러시아의 대외 익스포저가 꾸준히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