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우호국가에 한국 포함채무 루블화 이행 등 직간접 재제… 영향 불가피KT&G "현재 영향 없어… 상황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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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무력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띄면서 KT&G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지 공장과 별도 법인을 운영하는 등 러시아에 공을 들여왔던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직간접적인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와 지역 목록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포함했다. 또 해당 국가에 채무를 지고 있을 경우 채무를 루블화로 이행해도 된다는 정부령을 발표했다.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는 연초 대비 90% 이상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당장 환차손 등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루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며 외화평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지에 공장과 법인을 두고 있는 KT&G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KT&G는 2010년 러시아 칼루가주(州)에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에쎄’와 ‘블루밍’ 등의 제품을 연간 48억개비 생산하고 있다. 현재 KT&G는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터키 등 3개 국가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다.

    러시아 공장은 이 중 2번째로 규모가 크다. 담배판매와 제조를 위한 현지 법인도 2곳 운영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의 협업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과 전용 스틱 ‘핏’도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KT&G는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국가인 러시아에서의 차질은 해외법인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T&G의 지난해 해외연결매출은 6858억원으로 전년 7399억원 대비 7.3%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더불어 아시아 태평양 중심 일부 국가에서 선적이 제한된 영향이 컸다. 매출단가 상승으로 인해 러시아 등 해외 법인 매출은 늘었지만 수출량이 줄며 실적이 감소했다.

    KT&G는 올해 수출 및 해외법인 부문 매출을 지난해 대비 30% 높인 8968억원으로 잡았다. 고수익 시장을 확대하고 주요 해외법인에 직접사업 투자를 늘리는 등 외형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불안요소가 잔재할 경우 목표 달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T&G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공장은 우크라이나와 먼 칼루가주에 소재하고 있어 정상 가동 중이며, 담배사업에도 현재 영향은 없다”면서 “향후 국제정세 등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사업 및 주재원들의 안전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