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은 웃돈 주며 '쩔쩔' 사망자들은 '길 위의 죽음'장례전문가들 "유가족들 고인 죽음에 슬플 권리 지켜져야"관내 7~10만원, 관외 사망자 50~100만원 최대 14배화장자리도 매석… 존엄하게 죽을 권리 무너진 코로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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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장례 전문가들이 화장터 부족을 호소하면서 이 시기에 가장 먼저 타파해야 하는 건 ‘지역이기주의’라고 토로했다.

    17일 경남지역 장례지도사 A씨는 본지 제보를 통해 "요즘처럼 화장자리가 부족한 것은 15년 근무 만에 처음"이라며 "화장자리가 남아도 관외 사망자는 받아주지 않는 지역이기주의가 화장터 부족 문제를 심화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역 관내에 화장터가 없는 지역 사망자의 경우에는 화장자리가 없어 제대로 장을 치루지 못하고 화장해버리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화장터 관계자에게 웃돈을 주고 관내 사망자로 등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밝혔다. 

    화장터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기 때문에 새로운 화장터를 짓기 위해선 지역선정부터 주민동의 등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코로나 사망자 증가로 화장터가 부족한 이 시기엔 기존 화장터의 운영 역량을 늘리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기존 화장터의 운영 역량을 늘리는 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화장터들은 대부분 시설관리공단‧군청‧복지재단 등 공공 소속이라 해당 재단에서 화장터의 업무 자체를 늘리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남지역 화장터 관계자 B씨는 "공기업 직원들이 관외 사망자를 늘려서 받아가며까지 개인 업무를 늘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화장장 직원들도 관리공단‧군청‧복지재단 소속이라 관내 사망자 자리에 관외 사망자를 받아줄 운영 여력이 있어도 화장자리를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B씨에 따르면 "거제‧합천‧거창‧함녕과 같이 화장터가 없는 지역은 자리가 부족해 5~6일장은 못하고 협의 하에 3일장만 치룬 뒤 집으로 시신을 모시거나 영안실에 배치해놓고 다시 6일장에서 화장터로 다시 이송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특히 거제 지역 같은 경우는 화장터가 있는 근처 지역에서 관외 사망자를 받아주지 않아 화장터를 찾아 부산‧남해 등 도로 위를 전전한다고 말했다.

    화장터 관계자 C씨는 요즘같이 자리가 부족한 때엔 "유족들이 타지역 화장터 관리자에게 웃돈을 주고 관내 화장터 자리를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관외 사망자의 경우 최소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비용이 들고, 관내 사망자는 7~10만원 정도의 요금만 드는 상황이라 금전적 목적에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방과 수도권의 편차가 있을 거라고 사료된다"며 "수도권은 화장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맞지만 세종‧태백시 등 인구가 부족한 지역의 경우 관내 사망자가 미달되는 경우도 종종 있을 터"라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폭증으로 고인들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잃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의 정서상 장례 후 고인을 영안실에 배치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화장터가 부족해 고인과 유가족이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국가적 상황도 이해하지만 유가족들이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추후 이런 국가적 재난이 있을 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3월 16일 기준 하루 코로나19 사망자는 429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1만 148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