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보급형 신제품 사전판매... 가격도 59만원대 동일작년 5180만대 신기록 '갤럭시A12'... 중저가 휘어잡은 삼성'구색 맞추기' 애플 중저가폰 변화... 최신 AP 탑재 승부수치열해진 중저가폰 시장... 올해 스마트폰 사업 최대 '승부처'
  • ▲ 갤럭시A53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갤럭시A53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폰 대표 모델을 출시하며 전면 승부에 나선다. 지난해엔 삼성의 '갤럭시A12'가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삼성의 보급형 모델이 막강한 가운데 애플도 플래그십 폰에 탑재한 AP(Application Processor)를 보급형 폰에 그대로 적용해 승부수를 띄웠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18일 각각 '갤럭시A53'과 '아이폰SE3'의 사전판매를 시작하며 올해 첫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였다.

    이처럼 양사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거의 동시에 내놓고 경쟁에 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플래그십 폰을 선보일 땐 삼성과 애플 모두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일정을 의식해 사전에 조정하는 게 보통인데 올해 첫 중저가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는 두 회사의 일정이 맞닿게 돼 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게다가 삼성과 애플이 내놓은 신제품 가격이 모두 59만 원대로 형성돼 중저가폰으로 제대로 맞붙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갤럭시A53은 59만9500원, 애플 아이폰SE3는 59만 원으로 가격차이가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보급형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지난해까진 삼성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삼성의 '갤럭시A12'로 집계됐을 정도로 해당 시장에서 갤럭시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갤럭시A12는 5180만 대 출하되며 단일 모델로 연간 5000만 대를 넘어선 첫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올렸다. 2위에 오른 애플 아이폰12가 지난해 4170만 대 출하됐는데, 갤럭시A12와 1000만 대 이상 격차가 나는 셈이다.

    지난해 갤럭시A12의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삼성의 중저가폰 판매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옴디아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삼성이 중저가폰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저가 모델인 J 시리즈를 A 시리즈로 통합해 운영한 전략이 시장에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A 시리즈에도 멀티 카메라 채택을 확대하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고급 기능을 담은 것이 인기몰이에 성공한 비결이라고 꼽기도 했다.

    그만큼 이제 삼성에겐 갤럭시A 시리즈로 대표되는 중저가폰 시장은 주력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 됐다. 갤럭시A 시리즈 판매로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가장 효율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A53과 이어지는 갤럭시A 시리즈 제품들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애플은 그동안 중저가폰 시장에선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수준으로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보급형 모델을 해마다 출시하지 않다가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 시리즈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애플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중저가폰은 전무했다. 옴디아의 지난해 출하량 집계에서 아이폰12, 13, 11은 각각 2위부터 4위에 올랐고 아이폰보다 가격대가 높은 아이폰 프로나 아이폰 프로 맥스 같은 모델이 10위권 내에 다수 이름을 올렸지만 아이폰SE 시리즈는 없었다. 가장 저렴한 게 829달러(약 100만 원) 수준인 아이폰12와 아이폰13이었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폰SE3를 SE 시리즈 중 처음으로 5G 모델로 내놨다. 바로 전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3'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AP를 썼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술렁였다. 기존에 플래그십 아이폰을 쓰던 사용자들이 아이폰13과 같은 AP를 썼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며 구매 의지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이전과 다르게 스마트폰 양대 산맥이 중저가폰 사업에 열의를 나타내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중저가폰 시장은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에는 특히 중국업체들이 다수 포진해있어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했지만 여기에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사 두 곳이 판매에 속도를 내면서 군소 브랜드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중저가폰 시장 승기는 삼성이 가져갔지만 애플의 본격적인 참전으로 올해 성적표는 알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구나 삼성이 최근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와 함께 'GOS(Game Optimizing System)' 이슈로 홍역을 치룬 바 있어 이 점이 중저가폰 사업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