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대외환경 위기…안정 택한 증권사들미래·NH·유진투자·교보증권 등 CEO 재선임 줄이어자본시장법 개정 맞물려 삼성·한화증권 여성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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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해 주총 키워드는 대외환경 위기 앞에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을 통한 경영 안정이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와 자본시장법 개정 시행과 맞물린 여성 사외이사 선임으로 요약된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업계 첫 전문경영인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눈에 띄는 경영성과를 달성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도 주총을 열고 유창수 부회장과 고경모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의결하면서 각자대표 체제의 지속을 알렸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유 대표는 금융계열 경영전략, 고 대표는 경영총괄을 책임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NH투자증권은 주총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세번째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징계 여부가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는 부담에도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정 대표의 탁월한 경영성과가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같은 날 중소형사인 교보증권과 한양증권도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 연임을 확정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 취임한 박봉권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선임된 이석기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를 이끌어간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85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도 3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취임한 임 대표는 회사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7일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최 부회장은 4연임에 성공하면서 증권가 최장수 CEO에 올랐다. 임기대로 2025년까지 15년간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대신증권도 지난 18일 오익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임기 중 호실적을 이끌고, 라임펀드 사태를 해결한 데 대한 기여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대부분 증권사가 CEO 연임을 결정힌 건 무엇보다 그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해왔던 경영진 능력이 주효했다. 또 각종 대외변수로 인한 증시침체 등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변화보다는 위험 관리를 위한 안정이 주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 증권사 CEO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온 공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또한 앞으로 녹록치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도 변화를 추구하기보단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이번 주총에선 ESG를 강조하는 경영 기조와 자본시장법 개정 시행과 맞물려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잇따랐다.오는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본총액 2조원 이상 상장 증권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다.KTB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주총에서 기은선 강원대학교 경영회계학부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이날 한화투자증권도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상무를 사외이사 후보자로 결정했다. 문 후보자는 의학박사 출신 1호 벤처캐피털리스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우혜정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절반이 여성이다.앞서 삼성증권도 18일 주총에서 최혜리 변호사를 임기 3년의 감사위원이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최 변호사는 삼성증권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미래에셋증권은 24일 주총에서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ESG경영과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서 "법개정에 따라 앞으로 증권가에서도 전문성 있는 여성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