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나소닉 이어 소니 동참작년 TV 30% 인상… 가전도 10%대 이뤄져러시아발 원자재난 가속화 속 '반도체 부족' 여전해 신제품TV도 가격인상 예고...가전 추가 인상 가능성
  • ▲ LG전자 업(UP)가전 라인업 ⓒLG전자
    ▲ LG전자 업(UP)가전 라인업 ⓒLG전자
    지난해에 이어 원자재값 인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가전업계가 또 한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0% 가격이 오른 TV는 올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또 가격을 올렸고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들도 지난해 10%대 가격 인상에 이어 올해는 인상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2월 파나소닉이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에 따라 냉장고와 세탁기 등 일본에서 생산하는 가전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뒤따라 소니도 이 같은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시점은 당장 다음달부터다. 이들을 시작으로 다른 전자·가전업체들도 원자재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줄줄이 출고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올 하반기까지 새로운 가격 정책을 반영한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이미 지난해 가전과 TV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TV는 30%대 대폭 가격 인상이 단행됐고 가전도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10%에 가까운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물론 TV와 가전 모두 프리미엄 제품군이 확대되며 전반적인 가격 인상을 주도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삼성과 LG는 코로나19로 이른바 펜트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고 소비자들도 더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가전을 찾으면서 프리미엄 가전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렇게 의도된 가격 상승 요건을 제외해도 가전업체들이 가격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코로나19가 이어진 지난 2년 사이 철강이나 반도체 같은 주요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른 여파를 피하기 힘들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극심한 품귀현상을 빚었는데 그런 까닭에 한정적인 반도체를 프리미엄 제품들에 우선적으로 사용해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나섰을 정도였다.

    가전제품 외장을 둘러싸고 있는 철강도 대표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원자재다. LG전자는 지난해 철강 구매 가격이 전년 대비 22% 가량 올랐고 사출물 제작에 쓰이는 화학제품인 레진도 18%, 구리 가격도 15% 넘게 올라 전반적인 가전제품 원가를 높이는데 영향을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큰 원자재 수급 위기가 닥쳐 지난해에 이어 가격 인상이 또 한번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이미 삼성과 LG 모두 러시아로 통하는 선적을 모두 중단했을만큼 사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원자재 수급 문제와 선적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과 LG는 이달부터 TV 신제품을 나란히 선보이면서 이 같은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가격 인상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도 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올해는 지난 2년 간의 펜트업 수요 효과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도 유효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결국은 가격 동결이 필요한 일부 제품만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 신제품에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펜트업 효과가 줄며 수요가 정상화되는 기점이라 지난 2년과는 다른 가격 정책을 쓸 필요성이 커졌다"며 "소비자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높은 보급형 일부 제품만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수준으로 판매에 나서는 동시에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대체적으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