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5~600km 이동하며 미팅…고객에 관한 공부 중요잃지 않는 투자 원칙…정보 홍수 속 비판적 사고 필요고객과 개인사 털어놓을 수 있는 친밀한 관계 강조
  • ▲ 손상배 한화투자증권 목동지점 PB ⓒ이종현 기자
    ▲ 손상배 한화투자증권 목동지점 PB ⓒ이종현 기자
    2011년 7월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손상배 한화투자증권 목동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11년 차 PB다. 상계동과 신촌을 거쳐 지난 2014년부터 목동지점에서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손 PB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을 대하는 방법과 말하는 스킬을  익혔다. 당초 내성적인 성격의 그였지만, 식당 일을 도우면서 처음 보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처음부터 PB 생활에 꿈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영문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 학교에서 주최한 증권투자상담사 설명회에 우연히 참석한 손 PB는 그때부터 금융 분야의 카운슬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그는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따낸 끝에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하게 된다. 

    ◆ 개인 고객 특화 PB…리스크 관리 초점 맞춘 포트폴리오 구성

    손 PB는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데 특화된 PB다. 법인 고객 없이 99.9%의 개인 고객 비율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총 300여 명의 개인 고객을 두고 있다. 

    그는 최근 6개년 중 3년(2016·2017·2019년)간 핵심성과지표(KPI) 부문에서 전사 1위를 달성한 베테랑 PB다. 수년간 우수 PB 상을 받은 그는 현재 한화투자증권의 최고 PB에게만 부여되는 마스터PB 직함을 3년째 달고 있다. 마스터PB는 수익, 자산, 윤리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해 우수 영업사원을 선정하는 제도다. 

    그가 KPI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노하우 중 하나는 고객의 안정적인 수익률이다. 주식을 통한 직접투자보다는 상황에 알맞은 금융상품들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잃지 않는 투자를 추구한 결과, 고객들의 평균 수익률이 타 PB 대비 높다는 설명이다. 

    손 PB는 ”금융상품 평균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마이너스가 없는 투자를 추구하다 보니 상위권 고객 수익률만 눈에 띄게 높은 것보다는, 하위권 고객 수익률도 다소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 랩 상품인 한화 탑티어랩을 비롯해 신탁, 펀드, 해외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선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한번 30%의 수익을 낸 후 20% 손실을 내는 것보다 손실 없이 꾸준히 10%의 수익률을 내는 방식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더 주효하다는 설명이다. 

    상품 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특히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나오는 상품들을 놓치지 않고 공부한다. 자사에서 출시하는 상품에도 주목한다. 

    손 PB는 “저희 회사에서 나오는 상품에 대해 PB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고객 역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라며 “지점 차원에서도 공부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빠트림 없이 세심하게 공부하다 보면 어느 고객에게 어떤 상품이 알맞을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과 같이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분할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할 수 있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PB는 “국내외 대형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랩, 해외주식 중심의 신탁 상품 등을 분할 매수하는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요즘처럼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해당 정보에 대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라며 “옥석 가리기를 위해선 정보에 대한 비판하는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 ▲ 손상배 한화투자증권 목동지점 PB ⓒ이종현 기자
    ▲ 손상배 한화투자증권 목동지점 PB ⓒ이종현 기자
    ◆ 매일 외부 미팅…PB·고객 관계 뛰어넘을 때 보람

    손 PB는 11년 차 중견 PB지만 여전히 발로 뛰는 영업을 중요시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타 PB와 비교했을 때 외부 일정이 많은 편이다. 지점 내에서도 밖에 많이 돌아다니는 직원으로 유명하다. 

    지역은 한정돼있지 않다. 수원, 평택, 평촌 등 서울이 아닌 지역일지라도 직접 운전해 고객과 만나 미팅을 진행한다. 만약 고객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그 지역까지 찾아가 직접 만나야 성에 찬다고 한다. 

    손 PB는 “한 달에 못 해도 5~600km를 이동한다. 1년에 영업으로 1만km를 달리는 것이 목표”라며 “앉아서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직접 고객을 찾아가 상담을 하는 방식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일과를 ‘고객을 공부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손 PB는 “상품에 관한 공부나 트렌드를 파악해 고객에게 추천하는 일은 PB로서 누구나 당연히 하는 일”이라며 “고객이 특정 상품에 맞는 고객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고객과 고객이 가진 자산을 그 누구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고객 본인보다 제가 더 고객의 자산 현황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럴 경우 저를 더 믿어주신다”라며 “이를 위해선 고객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고객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친한 친구도 모르는 비밀을 PB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고객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본인이 먼저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고객에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 부드러운 관계가 지속돼야 고객도 마음을 열 수 있으리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지만, 단순한 PB와 고객 사이의 관계를 뛰어넘는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아들뻘인 그에게 친구 같다고 말해준 고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손 PB는 “고객이 저를 친한 지인처럼 대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감동을 받는다”라며 “단순히 투자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고민이 있을 때도 찾아올 수 있는 비서같은 PB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보다는 저와 거래하시는 고객이 저에게 친밀함을 느끼는 것이 목표”라며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신뢰감이 깊은 PB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