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최대 분기 매출 '75조' 눈 앞LG, '20조' 매출 달성 초읽기원자재값 급등에 발 묶인 물류까지 실적 변수 수두룩악재 딛고 영업익 30% 성장 삼성 vs 영업익 회복 더뎌진 LG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부터 좋은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사 모두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원자재값 급등과 같은 실적 변수가 더 커지면서 영업이익 측면에선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에서 새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75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LG전자는 20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낼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컨센서스다.

    증권가의 예상대로 삼성전자가 올 1분기 75조 원의 매출 기록에 성공한다면 1분기 역사 상 최대치를 달성하게 된다. 기존 최대 매출은 지난해 기록한 65조 3885억 원임을 감안할 때 무려 10조 원 가까이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1분기 기록으론 최초로 70조 원대 매출을 내게 된다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매출 신기록은 사업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한 덕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든든한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사업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수요 강세가 뚜렷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우려됐던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 1분기 호실적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규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각각 6.2%, 5.1% 수준으로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수준"이라며 2분기 이후에는 가격 상승 반전과 더불어 업황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에 갤럭시S22 시리즈가 출시되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된 효과도 반영된다. 초기 사전예약에서부터 인기몰이에 성공한 갤럭시S22 시리즈는 최근 'GOS(Game Optimizing System)' 이슈가 불거지긴 했지만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가전도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펜트업 수요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 성장을 거듭했다.

    LG전자는 넘치는 가전 수요에 힘 입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기록은 18조 8000억 원대였는데 이 기록을 갈아치우고 1분기엔 처음으로 20조 원대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가전 수요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4분기 21조 원을 넘겼던 매출 기록에 이어 역대 분기 사상 두번째로 높은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도 크다.

    LG전자 매출은 가전과 TV에서 견인하는 구조다. 가전에선 특히 프리미엄 제품들과 신가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매출 성장의 핵심으로 꼽힌다. TV에선 OLED가 주력 제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매출 구조도 올레드TV 같은 프리미엄 라인 비중이 높아지며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의 올레드TV가 본격적으로 팔려나가면서 TV에서만 두자릿수 매출 성장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보다 복잡해진 대내외 변수에도 삼성과 LG가 잇따라 최고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다소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 1분기 삼성의 경우 매출 성장 이상으로 영업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LG는 매출 성장률 대비 영업이익에선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3조 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적어도 35~40% 가량은 성장이 이뤄졌을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반도체 품귀현상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와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수요가 고공행진하면서 수익성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문제가 1분기에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1조 3000억 원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LG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조 5166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에는 거의 10% 가량은 이익을 덜 남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수익성에 가장 큰 원흉은 나날이 높아지는 원자재 값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도 철강과 레진, 구리 등 주요 원자재가 크게는 20%까지 가격이 올랐는데 여기에 올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원자재 조달이나 물류 등에서 더 리스크가 커졌다. 가전 사업의 비중이 막대한 LG전자의 사업 구조 상 이 같은 원자재 값 상승에 전체 수익성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하반기부터는 원자재와 물류 비용 부담이 완화될 조짐이 엿보인다. 여기에 전장사업 등이 흑자전환으로 수익성에 보탬을 주면서 연간 기준으론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