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상승기조 본격화…5월 빅스텝 전망 커져불확실성 완화로 해석, 증시 미칠 영향 긍정적경기 자신감은 과거 투자심리 개선·고용지표 지속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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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가 본격화된 가운데 오는 5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과거 금리인상 구간과 비교할 때 빅스텝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85%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빅스텝 시사 발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 우려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증시는 상승했다.

    파월 의장을 비롯해 대다수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물가 안정을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며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연설에서 "적절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약 25bp 인상이 적절할 경우 그때는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며 "경제에서 보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뿐이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다음 회의인 5월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각각 50bp씩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질 경우 한 번에 75bp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6월 중 50bp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자체가 상반기에 좋고 하반기로 갈수록 꺾일 것으로 보이는데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반기에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긴축정책을 펼치기 좋은 여건에 있을 때 좀더 강하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도 많이 상승하고 상품을 비롯한 서비스물가도 같이 오르다보니 기대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잡아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 상반기에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간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시장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금리인상 구간과 비교할 때 주식시장은 금리인상을 불확실성 완화로 해석해왔다는 점에서 증시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식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시작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S&P500은 기준금리 인상 후 3개월간 평균 1.5%상승했다. 6개월과 12개월 수익률은 각각 5.6%, 10.5%다. 1994년 2월 금리 인상기에만 3개월, 6개월 수익률 비교적 큰 폭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피도 기준금리 인상 이후 3개월간 평균 2.6% 상승하는 등 대체로 S&P500과 동행하는 모습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수익 확률이다. S&P500은 금리 인상 직후 3개월 상승 확률은 50%에 그쳤으나 6개월 75%, 12개월 100%로 상승했다"면서 "1994년과 현재의 차이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시장과 교감을 사전에 갖는 등 시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스피와 미국 기준금리 간 관계는 S&P500보다 뚜렷하지 않았지만 과거 역사적 데이터를 고려할 때 주식 비중을 확대할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빅스텝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단 측면에서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빅스텝 당시 금융시장 영향을 살펴보면 금리인상이 경기 둔화로 이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1차 빅스텝 시기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은 오히려 경기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져 가계·기업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미국 고용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연준의 단기물 금리가 급등하며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이가 0.2%포인트 수준으로 축소돼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졌지만 이는 경기침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10년물과 3개월 금리차의 경우 1.85%포인트"라며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연준의 빅스텝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 우려가 심화될 경우 통화정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연준의 빅스텝은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