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지점장 공모제로 발탁은행 지점장실 찾아 퇴직연금 프레젠테이션 영업실적 압박보단 동기부여 방점 둔 지점 관리"명일동WM, 특화된 플랫폼 지점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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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미래에셋증권은 파격적인 인사 단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업계 최초 공모제로 실시된 지점장 인선이 주목받았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모는 나이·성별과 관계 없이 실력과 미래 비전을 갖춘 누구든 지점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주면서 젊은 직원들에겐 상당한 동기부여가 됐다.내부는 물론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던 지점장 인선 중심엔 변상미 명일동WM 지점장이 있다. 1984년생인 그는 미래에셋증권 최연소 지점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변 지점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젊고 역동성 있는' 인재를 발탁한다던 미래에셋그룹의 인사 방향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대학 시절 은행권과 증권사 취업을 함께 준비했던 그는 가고 싶은 회사 영업지점들을 적극적으로 순회했다. 창구에서 고객 응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멘트를 적어보기도하고, 자신에게 맞는 영업방식은 무언지 고민했다. 지난 2008년 입사 당시는 미래에셋의 차이나디스커버리펀드가 한창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였다. 취업 준비를 위해 찾은 은행 지점마다 '미래에셋펀드, 저희도 팝니다'라는 팻말이 걸려있었다. 취업준비생 변 지점장 눈에 비친 미래에셋증권은 그야말로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였다.첫 발령지인 경상남도 진주지점에서 이듬해 서울 여의도영업부로 이동해 9년을 있었다. 초반 그에게 주어진 업무는 퇴직연금과 관련된 모든 업무였다. 퇴직연금 전산업무부터 세무·상담 및 전화문의 처리까지 퇴직연금에 대한 전반을 꿰뚫을 수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그때 익힌 업무를 장기로 살렸다.변 지점장의 퇴직연금영업 일화는 회사에서도 유명하다. 당시는 은행권들이 명예퇴직을 시작할 때였는데, 신문에 난 기사를 보며 은행 명퇴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곧장 주요 은행 지점들을 발로 뛰었다. 모 은행의 한 지점장은 그런 변 지점장을 인상 깊게 여겼고, 즉석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요청했다고 한다. 퇴직을 앞뒀던 그는 곧장 변 지점장에게 자신의 연금을 맡겼다. 그가 연결해준 주변 동료들만 20명에 달한다. 변 지점장에게 가장 기억남는 고객이자, 지점장으로선 인생 선배이기도 하다."빠르게 지점장 승진을 할 수 있었던 건 퇴직연금 영업 덕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 만난 은행 지점장님은 여전히 저의 고객이죠. 제가 지점장 승진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사시는 분당에서 명일동까지 직원들 간식까지 들고 찾아오셨어요. 지점장 시절 직접 정리해둔 업무 엑셀파일도 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하게도 지점 환경 미화에서부터 객장 분위기 등등 작은 것 하나까지 애정 있게 조언해주고 가셨어요. 그 고객님도 그날 하신 말씀이지만 저 역시 참 감회가 새롭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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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로 입증하는 자산관리자
최연소 지점장에 오르기까지 늘 결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왔다. 까다롭기로 정평난 미래에셋증권 핵심평가지표(KPI)에서 그의 영업력을 수년간 수치로 증명했다. 회사의 방향성을 빠르게 캐치해 연금과 해외주식 투트랙 영업에 공들인 덕분이다. 고객들도 열정을 신뢰하며 지인들을 적극 소개해줄 때마다 먼거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객 확장만 할 수 있으면 전국 어디든 적극적으로 찾아갔다.
사원 시절부터 그와 함께했던 한 고객은 변 지점장과 거래한 뒤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변 대리 같이 열심히하는 직원들이 있는 회사라면 그 회사 주가가 많이 오를 것 같다"던 그의 말은 조직 구성원으로서 회사 발전을 위해 더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계기가 됐다.
고객들에게 실력으로 스스로를 입증하는 사이 변 지점장의 고객 수는 100여명, 관리 자산 규모는 1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는 여전히 하루에 최소 10명의 관리 고객과 연락하고, 최소 1명을 만난다. 오전 주요 일과 중 하나는 그날 연락할 고객을 추리는 일이다.
변 지점장이 생각하는 자산관리자란 고객의 인생과 함께가는 동반자다. 자산관리자로서 그와 함께한다면 노후가 불안하지 않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선 견조한 수익률을 이루는 것만큼이나 손실이 났을 때 PB로서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그의 원칙 중 하나는 그때를 절대 고객이 먼저 알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업 1, 2년차 손실을 봤을 때 민망해서 고객들에게 연락을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신뢰를 잃자 고객들은 이탈했죠. 손해가 났는데 전화 한 통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죠. 피하지 않고 먼저 정면돌파해야 어렵게 쌓아올린 신뢰가 깨지지 않아요. 지금도 절대 그런 관리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100%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을 이해시키면서도 실력과 진정성으로 계속 입증해야만 장기적인 관계가 될 수 있어요."
◆실적 압박보단 동기부여에 방점…"특화된 플랫폼 지점 목표"
고객의 자산관리자로서는 15년 베테랑이지만 지점장으로서 직원을 관리하는 일은 이제야 첫발을 뗐다. 쉼 없이 달려오며 지쳤던 무렵 새롭게 부여된 역할은 초심을 되찾게 해줬다고. 공모에 나섰을 무렵 다시 열심히 내달릴 동기부여가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지점 관리자로서 새 마음으로 선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역시 동기부여다. 명일동지점은 지역 특성상 이전에 있었던 여의도나 잠실지점처럼 고액자산가가 많이 유입되는 곳은 아니기에 고객 수 증가에도 자산 확대 속도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구성원 하나 하나 모두 유능한 직원들이지만 작은 점포로서의 한계로 행여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이 컸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매일 아침 직원들과 시황과 종목, 포트폴리오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은 가장 유의미한 일과다. PB마다 전문성 있는 분야를 공유하면서 공부하고, 집단지성을 만들어내는 토론을 통한 확신을 갖는 작업은 구성원 스스로 자기발전을 위한 동기로서 작용하고 있다. 실적을 압박하는 것보다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전문성을 쌓도록 하는게 훨씬 유의미하다고 판단해 발령 후 3개월여간 흔한 실적회의 한 번 하지 않았다.
변 지점장은 궁극적으로 명일동 지점을 특화된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연금, 주식, 세무 등 다양한 고객 니즈 모두를 아우르는 스타플레이어를 양성해 강북과 강남 고객 모두를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루 일과는 아침 회의를 기반으로 실행에 옮기는건데, 지점에 앉아있으면 어떤 상담이 오가는지 서로에게 다 들려요. 그러면서 또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함께 동기부여하는 시간이 시황회의인거죠. 이거해라 저거해라 지시하기보다 자기발전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공모제에선 이들 중 지점장이 나올 수 있도록 역량을 쌓아갈 장을 열어주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