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정으로 1일부터 맥주 세금 올라세금 2.5% 올랐지만 도매 가격은 15% 치솟아"소비자 반발 피하려 미리 가격 올렸다"는 점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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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855.2원으로 오르면서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선술집 등 일선 점포에 납품되는 생맥주 등 가격은 15% 이상 오르면서 실제 소비자가 인상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맥주에 매겨지는 세금이 리터당 20.8원 오른 855.2원으로 인상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맥주·탁주 등에 적용되는 종량세율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세율을 개편한 바 있다.

    주세 인상에 따라 이미 주요 맥주 제조사들도 선제적으로 맥주 출고가를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8일부터 ‘카스’, ‘한맥’, ‘오비라거’ 등의 국산 맥주 브랜드 제품 출고가를 7.7%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달 23일부터 ‘테라’, ‘하이트’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7.7% 올렸다. 클라우드 등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현재까지 인상 계획은 없지만 세금 인상의 경우 제조사가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문인 만큼 가격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 제품 외 유흥채널에 납품되는 가격도 오른 상태다. 주류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주류도매상을 거쳐 일선 점포에 납품된다. 도매상에 따라 일부 가격 차이는 있지만 이미 테라, 맥스, 카스 등 주요 제품의 케그(20ℓ) 가격은 15% 이상 오른 상태다.

    실제로 서울 성북구의 한 술집에 납품되는 ‘맥스’ 생맥주 가격은 케그당 4만1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6000원 올랐다. 같은 용량의 ‘카스’는 4만1500원에서 4만85000원, ‘테라’는 4만2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올랐다. 맥주에 붙는 세금은 리터당 2.49% 올랐지만 도매가격은 15% 가량 오른 셈이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가격은 더욱 오르게 된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맥주의 외식판매가격은 통상 소매가의 3배에 달한다. 일부 점포에서는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에 따른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 성북구에서 일식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뉴스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시기에 대해 아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4월 1일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미리 생맥주 500㏄는 500원, 300㏄는 400원 올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반발을 피하기 위해) 객단가가 낮은 주변 몇몇 술집은 인상을 미룰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