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배터리 출하 부진삼성SDI, 편광필름 사업 호조로 안정적 실적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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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LG화학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줄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올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4조3530억원, 영업이익 14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배터리 출하도 부진해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출하량은 시장 예상치보다 증가했고, 부진했던 파우치형 배터리 실적은 일부 만회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올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총 4조8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과 미국·폴란드·중국·국내 단독공장을 기반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447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은 올 1분기에도 1000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3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겠지만, 글로벌 공장 초기 가동 비용 등의 영향으로 적자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올 4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내년부터는 연간으로도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 행진에도 SK온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1조2000억~1조4000억원 규모로, 수주 물량 증가와 해외 생산기지 가동 등에 힘입어 분기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부진한 성적표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삼성SDI는 비교적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I는 올 1분기 매출 3조8297억원, 영업이익 28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29.2%, 116.5%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SDI도 완성차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만,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 수요 증가와 반도체 소재 및 편광필름 사업 호조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비해 해외 생산기지 증설 투자에 보수적인 대신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품질과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