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1.83% 하락…주가 다시 6만원대로1분기 호실적 전망에도 외국인·기관 '팔자'에 주가 회복 더뎌실적 기대감에 주가 상승 기대 VS 업황·사업 의구심 부각
  •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연일 '팔자' 행보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펴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과 신중론이 공존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삼성전자는 11.83% 내리면서 코스피(-7.72%) 지수 하락 수준을 넘어섰다. 연말 8만원대이던 주가가 다시 6만원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2706억원어치, 기관투자자는 5조392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다.

    반면 개인은 6조5722억원 순매수했다.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자 저점 매수의 기회로 보고, 안정적 투자처로 꼽히는 삼성전자에 투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팔아치우는 이유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때문에 코스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도 모멘텀을 잃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시장의 눈은 올해 1분기 실적을 향해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은 대체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75조823억원, 영업이익 13조283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4.82%, 영업이익은 38.85%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부문은 전 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감소하지만 갤럭시 S22 출시로 스마트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엇갈린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본다"며 "3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무난하게 상승해 영업이익은 2분기 15조7000억원, 3분기 2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연초 이후 삼성전자 주가에는 실적 우려보다는 파운드리 수율, GOS 이슈 등이 부정적으로 반영됐다"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를 타개할 모멘텀이 형성되면 투자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반면 단기 실적의 기대감보단 메모리 반도체의 불확실한 장기 전망, 삼성전자 사업 전반을 둘러싼 의구심도 부각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과 대비되는 부진한 주가는 단순히 체계적인 위험에 따른 영향만이 아닐 수 있다"면서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은 4나노 수율 부진으로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고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은 갤럭시와 삼성이라는 이름의 신뢰성에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불안한 변수다. 만약 미국의 반도체 전략이 아시아 의존도 축소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도 기존 9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5.38% 내렸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이라면서 "이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에 따른 실적 호조를 시장에서 아직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