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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에 KDB생명 인수계약 파기를 통보한 가운데 최철웅 KDB생명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꼬리표 처럼 따라붙던 '임시' 타이틀을 떼고 '연임'까지 이뤘지만 최대과제인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자본확충을 통한 경영정상화, 흐트러진 조직 쇄신, 영업력 회복 등 숱한 과제속에 재매각까지 연착륙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KDB생명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JC파트너스 측에 통보했다.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이 최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KDB생명 매각은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지난달 연임을 확정한 최 대표는 이제부터 실질 경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은 대주주 변경 마무리까지 임시 대표라는 평이 많았다. 선임 당시부터 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와 KDB생명 SPA를 체결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최대표의 1차 과제는 RBC(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건정성 개선이다.
지난해말 기준 KDB생명의 RBC비율은 168.9%로 당국 권고치 150%를 겨우 넘겼다. 생보사 중 DB생명(157.7%)·흥국생명(163.2%)에 이어 3번째 낮은 수치로, 전분기말 대비 19.9%p 떨어져 업계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자본확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중금리 인상은 계속 RBC비율을 갉아먹고 있다.내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지급여력비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 재무건전성 지표인 K-ICS 경우 RBC 대비 해지·사업비·고령화·대재해 등의 리스크가 추가돼 자본확충 없이는 향후 정상적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 유출에 따른 영업 경쟁력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200명이 넘는 전속채널FC와 60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900명대의 전속FC 중 20%에 가까운 인원이 빠지다보니 월납초회보험료는 2020년 232억에서 지난해 190억으로 18.1%(42억원) 줄었다. 월납초회보험료는 신규 보험계약자가 내는 1회차 보험료로 보험사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다수의 민원 발생 등 대외 이미지 개선도 풀어야할 숙제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 '2021년 생명보험 민원 발생 현황'에 따르면, KDB생명은 보유계약 10만건당 230건이 발생해 생보사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업계 평균인 34.2건의 6.7배에 달했다.
절대 민원건수만도 4311건으로 보유계약이 압도적으로 많은 삼성생명 4315건과 비슷했다. 업계에서 비정상적 민원 발생 수치라며 혀를 내두른 이유다.
최 대표는 1950년생으로, 1975년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한국세무사회 상근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8년 KDB생명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연임 확정 후 "과거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 조직원들의 저력을 믿는다"며 "다시 한번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 쇄신과 조직 안정을 위해 힘쓸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