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조 감소, 기업대출 4조 늘어금리인상에 회사채 대시 은행대출 발길한달새 금리 10.3% → 12.35% 마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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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줄었지만, 은행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표정이다. 줄어든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374조9444억원으로 지난달 말 보다 3조7603억원 늘어났다. 이 중 기업대출은 657조9855억원으로 4조783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1조원 가량 줄었지만 기업대출이 대출 총량 성장을 견인하는 셈이다.특히 대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들에게 반가운 지점이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88조1745억원으로 지난달 말 보다 2조1087억원 급증했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증가액 1조9696억원보다 많다. 비교적 부실위험이 낮은 대기업 대출 증가는 금리 인상기에 은행 실적 호재로 평가된다.대기업이 대출을 일으키는데는 8개월새 1.0%p 상승한 기준금리 탓이다. 양호한 신용등급을 앞세워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융통했지만,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계대출 규제를 대비해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에 주력한 것도 주효했다.기업대출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를 공개하는 예대차공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은행으로서는 다소 높은 금리를 제시해도 금융당국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분기 각 지점마다 기업대출 영업 경쟁이 치열했다"며 "수수료와 영업마진이 가계대출보다 높아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업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3.27%로 전월대비 0.24%p 상승했다. 같은기간 가계대출 금리 상승분 0.02%p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지난달 10.30%에서 이달 12.35%로 대폭 상향됐다.코로나19 지원대책으로 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이 4차례 이뤄진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부실대출을 흡수하는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부채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거시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