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자녀, 5년간 연봉 2배? 기본급 혼동으로 오해2020년,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에 파격적 성과·상여금CJ제일제당 블라인드서도 "억지 주장"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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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2016년부터 CJ제일제당에 근무하면서 특별한 관리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CJ제일제당 직원의 연간 기본급 인상률이 5%인데 불구하고 박 후보자의 자녀는 4년 만에 근무소득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이런 의혹의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이 박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5년 전부터 특별한 관리를 했다는 무리한 전제가 깔려있다. 무엇보다 기본급과 성과급, 상여금을 혼동하면서 다소 엉뚱한 의혹제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관련 업계 및 CJ그룹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런 의혹은 오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앞서 일부 매체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이 입수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인용해 2016년 하반기 공채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한 박 후보자의 차녀 박모씨의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박모씨가 2017년에 기본급 3536만원과 상여 454만2000원을 합쳐 3990만2000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기준 7999만2910원을 수령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골자다. 기본급 인상률이 5%에 불과한 CJ제일제당에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하지만 실제 여기에서 기준 삼은 것은 원천징수상의 ‘급여’ 항목으로, 연차수당과 시간외 수당 등 성과상여를 제외한 모든 지급액이 포함돼 있다. 성과급과 기타 상여, 기본급 등 모든 급여 소득을 더한 ‘연봉 총액’과 각종 수당이 제외된 ‘기본급’이 혼동돼 사용된 것이다.단적으로 CJ제일제당의 평균 연봉 총액 인상률은 지난 2020년 기준 19.9%, 2021년 기준 19.5%지만 실제 회사의 기본급만 기준으로 한다면 두 해 모두 한자리 수에 그친다. 특히 지난 2020년과 2021년은 CJ제일제당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 직원에게 파격적 성과급이 지급됐던 해다. 특히 작년에는 전직원에게 특별성과금까지 주어졌다.4년만에 연봉 총액이 2배로 오른 것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박 후보자의 차녀 박모씨도 기본급만으로 계산하면 매년 한자릿 수 인상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CJ제일제당이 박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것을 예상하고 5년간 자녀의 연봉을 챙겨줬다는 전제부터 상당한 논리적 비약이 될 수밖에 없다.실제 CJ제일제당 블라인드 게시판에서는 “많이 오르긴 했지만 비슷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글이나 “CJ제일제당이 파격적 보상이라 해서 많은 제도를 만들어, 열정이 있고 일 욕심이 있다면 3년 만에도 2배를 찍을 수 있다”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또 다른 직원은 “17년도이면 사원때 아닌가. 그때 연봉하고 역대급으로 인센티브가 많이 나온 작년하고 비교하면 안 된다. 억지다”라고 비판했다.이같은 의혹에 CJ제일제당 측은 “연봉과 인센티브로 구성된 보상체계는 제도적으로 시스템화돼 있어 특정인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서 “작년, 재작년 회사 성과가 좋아 인센티브가 많이 나와 총액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