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IT개발자로 첫 발전자책 실패-모바일 주식 반전-업비트 대박자수성가로 벤처신화… 포브스 선정 한국 부자 9위
  • ▲ 두나무 송치형 회장 ⓒ두나무
    ▲ 두나무 송치형 회장 ⓒ두나무
    "천재 엔지니어에서 억만장자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총수로 지정된 송치형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의 이야기다. 1977년생인 송 회장은 충남과학고를 거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IT기업인 다날에서 병역특례로 병역의무를 대신하며 개발자로 첫 발을 뗐다. 당시 휴대폰 결제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뒤 컨설팅기업인 이노무브에서 IT관련 수익모델 찾기에 들어갔다. 

    두나무 설립은 2012년, 송 회장이 35살이 됐을 때다. 동문인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서울대 컴퓨터연구소 내 사무실을 얻었다. 이들은 지난해 모교인 서울대에 200억원을 기탁했다. 

    초기 두나무는 가상자산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자책, 미디어 관련 사업을 시도했으나 성공을 맛보진 못했다. 모바일 주식거래로 눈을 돌리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2013년 카카오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2억원을, 카카오로부터 33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증권플러스 포 카카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증권플러스는 지난해 누적거래액 150조원을 넘어섰다.   
  • ▲ ⓒ두나무
    ▲ ⓒ두나무
    진짜 성공궤도에 오른 것은 2017년 업비트 출시 이후다. 

    송 회장은 증권플러스 운영 경험을 메가 트렌드인 블록체인에 녹여내며 승승장구했다. 출범부터 업비트가 1등 거래소였던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거래 논란, 부실 자산 상장폐지 등 부침을 겪어내며 2021년에는 매출 3조7046억원, 영업이익 3조271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80%에 이르는 성과를 일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 1일자로 송 회장에 대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판단해 총수로 지정했다. 송 회장의 두나무 지분은 25.66%다.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0.77%다.

    그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제외하면 대외활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 회사 실무는 상당 부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업 경영의 전반은 최고경영자(CEO)인 이석우 대표에게 맡겼다.

    송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00억원을 별도의 배당금으로 513억원을 가져갔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한국부자 9위로 송 회장을 지목하며 자산을 37억달러(약 4조5100억원)으로 추정했다. 두나무의 미국 주식 상장 가능성까지 뒤따르면서 그의 주식가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