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관양현대·월계동신·상계1 등 시공권 확보 이문3, 30일 총회서 현산 시공권 배제 논의사업일정 지연 및 법적분쟁 부담 커, 조합원 의견 분분
  • ▲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시공권 방어에 잇따라 성공하며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사고 이후 다수의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일었던 것과 달리,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문3구역 재개발사업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30일 총회를 통해 현산의 시공권 배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문3구역 재개발사업은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 지하 6층~지상 41층, 25개동, 4321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총 1만2000여가구 규모의 이문·휘경뉴타운 개발구역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현산과 GS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당초 2022년 5월 분양, 2025년 4월 입주를 목표로 했지만, 지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조합 내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분양일정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주 예고했던 총회 일정에는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 총회에서 시공사 교체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합 내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사한 움직임이 일었던 정비사업장들이 잇따라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시공사 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올 초 시공사 교체 목소리를 높였던 경기도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월 현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조합 내 거센 반발로 현산의 수주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과반수 이상이 현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조합은 같은 달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의 90% 이상이 현산의 사업 수주를 동의했으며, 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조합도 이달 총회에서 현산의 시공계약 체결안을 가결했다.

    현산과 시공계약 해지를 검토했던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 역시 지난 24일 총회에서 시공단(삼성물산, 현산) 계약 해지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됐다. 

    시공사 교체가 이뤄질 경우 사업일정 지연은 물론, 이미 계약을 체결한 정비사업장은 법적분쟁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조합원 부담이 컸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다만 경기 광명1구역 재개발조합을 비롯 광주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조합, 서울 광진구 광장상록타워 리모델링조합 등이 시공권 배제 및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는 점에 비춰 이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이문3구역의 경우 이미 착공 단계에 들어선 만큼 시공사 교체 이후 소송으로 인한 사업일정 지연 및 조합원 추가비용 부담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조합이 막대한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