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미분양 1134가구…1군브랜드도 무더기 '미달''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 흥행전망 '글쎄''세종5-1 양우내안애 아스펜' 교통·생활인프라 부족미분양→실적악화 우려…3년새 영업이익 99.2% 뚝
  • ▲ 양우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 양우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주택브랜드 '양우내안애'로 알려진 양우건설이 충남 천안시와 세종시에서 올해 막바지 분양에 나선다. 최근 3년새 영업이익이 99.2% 감소하는 등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양우건설이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다만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천안시 경우 미분양물량이 1000가구를 웃도는 등 주택시장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고 세종시는 교통과 인프라가 취약한 '외딴섬 입지'에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양우건설은 이달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와 '세종5-1 L12BL 양우내안애 아스펜'  2개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는 지하 2층~지상최고 29층·6개동·전용 64~84㎡ 41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양우건설이 시공하고 관계사인 광문개발이 시행을 맡는 사실상 자체분양 사업지다. 자체사업은 단순도급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지만 미분양발생시 손실분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도 크다.

    현재로선 분양전망이 썩 밝지만 않다. 단지는 수도권지하철 1호선 두정역이 인접한 역세권 입지를 갖췄지만 침체된 지역 부동산시장이 흥행 저해요소로 꼽힌다.

    충남도청이 공개한 '미분양주택 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말 기준 천안시에만 1134가구가 미분양물량으로 남아있다.

    인접한 아산시 물량까지 합치면 총 미분양가구수는 2880호로 충남 전체 77.5%에 달한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도 천안에 158가구, 아산에 311가구 적체돼 있다.

    통상 미분양이 다수 적체된 지역은 신규공급 대신 보다 유리한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기분양단지로 수요가 몰린다.

    이로인해 타지역보다 미분양리스크가 크고 완판까지 더 오랜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단지인근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천안은 2022년에만 10개이상 단지가 분양된 공급과잉지역"이라며 "현시점에선 신축아파트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시장분위기에선 1군브랜드도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다"며 "연초 두정역 인근에 공급된 힐스테이트도 미달이 꽤 많이 나왔다"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두정역'은 1순위 청약에서 945가구 모집에 654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69대 1에 그쳤다.
  • ▲ 충남 미분양주택 현황. ⓒ충남도청
    ▲ 충남 미분양주택 현황. ⓒ충남도청
    또다른 분양단지인 세종5-1 양우내안애 아스펜은 세종에 2년만에 공급되는 신축단지다. 지하 2층~지상최고 18층·18개동·전용 84㎡ 698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다만 인프라와 동떨어진 입지가 단점으로 꼽힌다.

    KTX 탑승이 가능한 오송역이 약 10㎞, 차량이용시 15분 거리밖에 위치해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청과 주변 보람동 상업인프라도 7㎞ 떨어져 있다.

    5-1생활권이 개발 초기단계고 해당단지가 첫 공급물량인 점을 고려하면 입주후 생활·상업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불편이 예상된다.

    분양흥행에 실패할 경우 양우건설 실적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양우건설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직전년 38억원대비 8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764억원 △2021년 522억원 △2022년 38억원 △2023년 6억원으로 3년만에 99.2%나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도 △2020년 4178억원 △2021년 3979억원 △2022년 2767억원 △2023년 2081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은 내년 하반기까지도 지금과 같은 침체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 불가피하게 털어내기 분양에 나섰던 건설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건설사 브랜드단지에서도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며 "브랜드파워가 약한 중견건설사로선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