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현금자산 166억…작년말대비 78% 급감영업익 1년새 20억→8억…2000년 5억이후 최저이익률 2년째 0%대…이자부담에 '부실기업' 우려
  • ▲ 보미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 보미건설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시공능력평가 99위 보미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영업이익이 2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실적부진 속에 현금곳간까지 줄어들자 부랴부랴 '급전'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재무건전성과 실적개선 가능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난해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698억원까지 늘어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은 0%대로 떨어지며 대출이자 갚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년째 0%대에 머물러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미건설은 이달초 136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 연이자율은 3.460%다.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은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보미건설이 급전 마련에 나선 것은 현금성자산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3분기 기준 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166억원으로 지난해말 757억원대비 78.1% 급감했다.

    업계에선 최근 보미건설의 수익성 지표와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회사채 발행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보미건설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동기 20억원대비 60.0% 줄었다. 2000년 5억원 이후 23년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5.4%에서 2022년 0.8%, 지난해 0.3%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해당기간 매출이 △2021년 2120억원 △2022년 2350억원 △2023년 2433억원으로 꾸준히 올랐음에도 수익성은 바닥을 친 것이다.

    올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8812만원으로 1억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보미건설 측은 "지난해말 기준 노원역·삼성동 오피스텔, 남양주 물류센터 신축공사에서 발생한 추가원가로 영업이익률이 0.3%까지 하락하며 영업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다만 해당 손실현장들의 준공이 완료된 가운데 현재 진행중인 현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원가율을 유지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 ▲ 성수동 코너19. ⓒ네이버지도 갈무리
    ▲ 성수동 코너19. ⓒ네이버지도 갈무리
    차입금으로 인한 재무부담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698억원으로 전년동기 354억원대비 97.2% 급등했다.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같은기간 이자비용은 6억원에서 18억원으로 약 3배 뛰었다.

    특히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추월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0.43까지 떨어졌다.

    해당지표가 1이하인 것은 벌어들인 수입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잠재적 부실기업'임을 뜻한다.

    보미건설 측은 "이자보상배율 하락은 진행중인 현장들의 설계변경 및 도급금액 증액이 지연돼 발생한 일시적인 수익성 저하 때문"이라며 "현재 3828억원 규모 수주잔고를 보유해 재무위험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보미건설은 1988년 김덕영 회장이 설립한 보미주택이 모태다.

    1992년 보미, 2004년 보미종합건설을 거쳐 2017년 현재 사명으로 바꿨으며 주택브랜드로 '보미리즌빌'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건축물로는 서울 성수동 오피스빌딩인 코너(CONER)19 등이 있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순위 65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이후 △2022년 71위 △2023년 97위 △올해 99위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