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연식변경 모델 가격 대폭 상승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영향
  •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자동차 강판 가격 상승으로 카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자동차 강판 가격 상승으로 카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등 부품수급 차질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강판 가격이 오르면서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차량 모델들이 올해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경우 기존 1.6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1531만~2392만원이지만 연식변경 모델인 ‘2022 아반떼’는 1866만~2515만원으로 상승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도 2199만~2814만원에서 2346만~2892만원으로 올랐다. 

    기아 모하비 가격은 4869만~5694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 출시된 ‘2023 모하비’에서는 4958만~5871만원으로 인상됐다. 현대차 코나도 2.0 가솔린 기준으로 가격이 1962만~2648만원이었지만 이달 12일 선보인 ‘2022 코나’에서는 2144만~2707만원으로 상승했다.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가 거론된다. 올해 2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카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신차, 중고차 모두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러시아산 네온(Ne), 팔라듐(Pd)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등의 공급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러시아 육상 운송 제한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도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자동차 강판 가격은 톤당 15만원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
    ▲ 자동차 강판 가격은 톤당 15만원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
    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강판 가격 인상에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카인플레이션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와 철강 업계의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톤당 15만원 수준 인상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완성차 업체, 철강 업체들의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감지됐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5일 컨콜에서 “철강 부문에서 가격인상 압박이 오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인한 재료비 상승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상승을 전 권역에서 합리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진 현대제철 재경본부장(부사장)도 26일 컨콜에서 “자동차 강판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현재 논의되는 수준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정도이며,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차량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각국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공급와 수요의 간극 속에서 소비자는 신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렴한 자동차의 선택지가 줄어들어 특정 세대나 소득 계층의 구매력이 급감하면 생계 수단으로서의 차에 대한 경제적 접근성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