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치사리 부사장 깜작 인사, 반도체혁신센터·파운드리 맡겨오스틴 이어 테일러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사업 총괄 '중책'美 반도체 자회사 중심 시스템반도체 분야 빅딜 추진 가능성도
  • ▲ 마코 치사리 부사장 ⓒ삼성전자뉴스룸
    ▲ 마코 치사리 부사장 ⓒ삼성전자뉴스룸
    삼성전자가 최근 영입한 미국 반도체 인수·합병(M&A) 전문가 마코 치사리(Marco Chisari) 부사장이 미국 파운드리 사업부를 맡는다. 삼성 반도체혁신센터(SSIC)장 역할도 함께 맡는다. 반도체 M&A 전문가 출신이 미국 파운드리 사업을 맡게 되면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이 빅딜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삼성 반도체혁신센터장과 미국 파운드리 사업을 맡을 인물로 마코 치사리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치사리 부사장은 BOA 메릴린치(Merrill Lynch),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JP모건체이스와 같은 글로벌 유수의 투자은행(Invest Bank)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Mubadala) 등에서 25년 이상 재직한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특히 그는 반도체 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온 반도체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미국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에서는 M&A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이 치사리 부사장을 영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SSIC를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SSIC를 맡고 있던 손영권 전 사장이 지난 2020년 퇴임하면서 센터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신사업 발굴과 초기 기술 기업 투자 등을 전담하고 있는 SSIC의 새로운 수장으로 M&A 전문가인 치사리 부사장이 적임자라는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사리 부사장이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 사업까지 맡게 되면서 업계에선 깜짝 인사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을 세우고 파운드리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국이 그 투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제 막 투자를 결정해 막이 오른 사업에 외부 영입 인사를 발탁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지난해 전격적으로 오스틴 인근 테일러에 파운드리 2공장 준공을 결정하면서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신규 공장 준공에만 20조 원 가까이가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고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 파운드리 사업은 현재 삼성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삼성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미국 현지 반도체 분야 사정에 능통한 치사리 부사장을 책임자로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일러 신공장 준공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의 지속적인 소통도 중요하고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의 중장기 전략이 기반이 돼야 한다.

    그동안 굵직한 반도체 딜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는 M&A 전문가인 치사리 부사장이 미국 파운드리 사업을 맡으면서 삼성이 팹리스나 파운드리 같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빅딜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 빅딜을 추진하는 중심 기지로 미국 자회사(Samsung Semiconductor, Inc.)를 삼고 치사리 부사장을 영입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