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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稅상]자녀에 돈 빌려주고 이자…증여세 피하려다 소득세 낸다?

금전대여 이자 연 1000만원 이상 발생해야 증여세 과세적정이자율 4.6%…2억1740만원까지는 무상대여 유리부모-자식간 2.1억↓ 무상대여했다면 증여로 보지 않아

입력 2022-05-27 13:54 | 수정 2022-05-27 15:44
#. 이사를 하기 위해 아파트 매수를 하려던 A씨는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았지만 5000만원이 모자라 난감했고 결국 아버지에게 손을 벌렸다. 아버지는 아들인 A씨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려고 했지만, 지인에게 아들이 이자를 지급한 내역이 없으면 증여세를 낼 수도 있다는 조언을 듣고 아들에게 연 2%의 금리를 적용해 매달 통장으로 이자를 받았다. 

부모와 자식 간의 금전거래에서 이자를 보냈다는 증빙을 하지 못하면 세금폭탄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은 한 번씩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부동산 거래 관련 세무조사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부모와 자녀 간의 금전대여가 자칫하면 증여세 과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이자상당액을 계좌로 이체해 증빙을 남기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중개업자들은 부모가 자식에게 금전을 빌려줬을 경우 금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이자상당액을 매달 이체하면 뒤탈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A씨도 이런 조언을 듣고 연 2%의 금리로 아버지에게 매달 이자를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만 하면 문제가 없을 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보내는 이자로 인해 아버지는 오히려 세금을 더 내게 생겼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흔히들 자녀에 대해선 10년간 5000만원까지, 자녀가 미성년자일 경우 10년간 2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비과세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이자에 대한 증여세 과세 여부다. 엄연히 따지자면, 돈을 빌려주는 행위는 나중에 다시 되돌려받기 때문에 증여가 아니고, 증여세 과세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국세청에서 세무조사 하면 자녀에게 이체한 금전내역을 다 살펴보고 그걸 다 증여로 본다더라"하는 말들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이자를 지급했다는 증빙을 남기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해 놓으면 향후 문제가 되더라도 "이건 증여가 아니다"라고 항변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금전대여 거래에서 증여세가 부과되는 기준은 발생이자가 연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연 이자가 1000만원 이상 발생하는 원금을 무이자로 빌려줬다면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현행법상 적정이자율은 연 4.6%인데, 이를 기준으로 연간 10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려면 원금은 2억17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2억1740만원 이하의 금액을 자녀에게 빌려줬다면 이자를 받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연 2%의 이율로 이자를 받던 A씨의 아버지는 적정이자율인 4.6%를 적용해 이자소득세를 내야한다. 실제 발생한 이자소득보다 더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차라리 A씨의 아버지가 무상으로 5000만원을 아들에게 빌려줬다면 증여 자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는 물론 이자소득세 과세도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아버지가 아들에게 5000만원을 증여해 줄 의도로 돈을 줬다면, 이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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