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부족 심화…전셋값 하락서 보합 전환계약만료 매물 보증금↑…전세난 심화 우려"계약 분산 영향 국지성 그칠 것"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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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이 부동산시장을 덮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매물이 8월부터 풀리게 되는데 이때 집주인들이 4년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려 전셋값이 상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평소보다 빠르게 줄어드는 전세물량도 8월 위기설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매물은 줄어들면서 '8월 전세대란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선 매물부족이 눈에 띄게 심화되고 있다. 서울의 5월 전세수급지수는 135.0으로 전월 127.0을 상회한다. 

    또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조사결과 이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6448건으로 3개월 전인 3만1585건보다 16.3% 감소했다. 월세매물도 1만9710건에서 1만5723건으로 20.3% 줄었다.

    매물이 귀해지면서 하향세를 그리던 전셋값은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2주 연속 -0.01% 변동률을 기록하다 보합으로 돌아섰다. 특히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수요가 있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0.04%, 0.02% 오르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0.02%에서 -0.01%로 하락폭이 줄었다.

    이처럼 각종 전세지표가 악화되는 이유중 하나로 임대차법이 지목된다. 임대차법의 하나인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계약갱신권을 1회 보장해 최대 4년간 거주를 가능케 하고 재계약시 보증금 인상률을 5%로 제한한다. 

    문제는 오는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돼 보증금이 크게 오른 매물이 나올 경우 전세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구권이 만료된 전세수요가 쏟아져 나온 상황에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이 겹치면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안산·평택·안산 등은 올들어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였고 계약갱신권이 종료되는 시점에 일부지역은 이중가격에 노출되는 임차인이 늘어날 수 있어 시장의 불안정성이 국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다중 가격 문제가 심화해 실수요자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고 효력이 만료된 매물과 신규체결되는 계약건이 혼재해 그동안 지적돼온 전세가격의 2중, 3중가격 등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와 이에따른 대규모 정비사업 이슈도 전세시장을 자극할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임대차법 도입이후 계약이 분산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주목된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사례가 특정기간에만 집중된게 아니라 임대차법 도입 이후 분산돼 사용된 것이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전세난이 점차 심화할 수는 있어도, 8월이라는 특정 기간에 불안정성이 집중적으로 커지는 상황은 벌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