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업체들에 주문량 줄인다 통보...주요 생산공장 조업일수 감소까지금리 인상에 인플레이션까지 가처분소득 줄어..."전자제품 안 바꿔"성수기 하반기에도 전망 우울...삼성·LG 등 올 연간 실적 전망 눈 낮춰
  • 전자업계와 부품업계가 생산량 줄이기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원자재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될 조짐이 나타나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과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에게 부품량 주문을 줄이거나 연기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 베트남 공장 등도 조업일수 줄이기에 돌입했다.

    시장에선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이 13억 5700만 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500만 대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엔 2억95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계획을 잡았지만 여기서 1500만 대 가량을 줄인 2만8000만 대로 목표치를 낮췄다는 것이다.

    TV를 비롯한 전자제품 수요도 둔화되기 시작했다는게 업계 안팎에서 감지된다. 고금리로 가계 이자 부담이 증가되며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 TV나 가전제품 교체 수요도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난다. 전자제품 성수기로 불리는 하반기에도 이런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올해 스마트폰과 함께 TV 출하량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시장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200만 대 가량 줄어든 2억 1164만 대로 예상한 바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 부진은 결국 부품업체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디스플레이업계도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생산 비중을 줄이거나 완전히 접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부로 TV용 LCD 생산을 중단했고 LG디스플레이도 점차 비중을 줄이는 분위기다.

    그나마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견조한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가전은 상대적으로 수요 위축 여파가 덜한 품목으로,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은 견조한 수요 덕분에 가격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 수요 위축으로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재고량도 늘고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최근 재고량은 90일치 이상으로 늘고 하반기엔 평균 가격이 3~5%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전자업계 핵심 제품인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요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전자기업들에 대한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은 기존 60조~62조 원 수준에서 58조~60조 원대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