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소비위축·경기침체 우려13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주목1860조 달하는 가계부채는 부담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초유의 ‘빅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6%에 이른 소비자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분석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는 13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 4월 0.25포인트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였다. 시장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0.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어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이 예상된다.

    한은의 제1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으면서 사상 첫 ‘빅스텝’의 명분이 생겼다. 특히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치솟은 점도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역전이 시간문제인 만큼 한국도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은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우리나라가 빅스텝을 단행하더라도 미국 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이 현실화된다. 금리차 역전은 불가피하더라도 금리 차이를 크게 벌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빅스텝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이미 미국과 마찬가지로 경기 둔화보다는 물가부터 잡는 쪽으로 스탠스(입장)를 정한 것 같다”며 “중앙은행으로서 경기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위험하다고 보고 빅스텝을 결정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과 186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0.25%포인트 인상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과 8월에 각 0.2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인상해 이번 인상 사이클이 2.25%에서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