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으로 10일 자진사퇴...공정위 수장 공백에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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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명된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자진사퇴하면서 공정위가 또 다시 수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공정위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10일 송 후보자가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송 후보자는 지명 당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 때문에 '지인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지난 2014년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외모 품평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으로부터 맹공격을 받아왔다.송 후보자 역시 이 부분을 뼈저리게 생각하고 "낙마까지 생각했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결국에는 그 벽을 넘지 못한 채 자진사퇴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됐던 공정위도 후보자 리스크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송 후보자는 지난 5일 후보자 신분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규제혁신과 조사권 남용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재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이전 정부에서 재벌개혁을 한다고 해놓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느냐"며 재벌을 개혁해야하는 대상이 아닌, 기업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막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두달간이나 수장 공백 사태를 겪던 공정위도 이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규제개혁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됐다.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는 윤 대통령의 '규제 개혁' 주문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규제개혁의 선두주자로 나서야 하는 공정위는 수장 공백으로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직원들의 사기는 자연스레 저하됐다.이런 상황에 후보자로 지명된 송 후보자는 공정위 안팎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과거 성희롱 논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물러나게 됐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공정위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가 낙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정부부처는 없지만 공정위는 "김상조 전 위원장이 후보자 시절에 기자간담회를 한 사례가 있다"며 이런 논란을 일축했다.사실 공정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두달만에 이뤄진 후보자 지명인데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공정위장 후보로 지명됐던 김 전 위원장의 위상 등에 젖어 이런 사태가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한 면이 크다는 후문이다.한편 이날 사퇴한 송 후보자까지 포함 총 4명의 장관 후보 낙마자가 나오면서 대통령실의 부실검증 논란이 더욱 거세지며 차기 공정위장 후보자 지명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