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 급증…강남3구, 매물 많지만 매수문의 '뚝'강남·송파 아파트값 하락 전환…시장 양극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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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극심한 시장 침체기를 버텨내던 강남 집값마저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인상키로 했다. 이에따라 기준금리는 기존 1.75%p에서 2.25%까지 올라 주택시장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이미 시장에서는 빅스텝에 대한 우려 탓에 집값 하락이 지속돼 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전주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아파트값은 5월 다섯째주에 -0.01%로 하락 전환한뒤 6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서울집값의 대장주로 불리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초구만 유일하게 서초·방배동 주요 단지의 집값이 오르며 0.02%의 변동률을 기록했고 강남구(-0.01%)와 송파구(-0.02%)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은 17주만이다.업계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이미 집을 산 사람이나 향후 내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 모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대출로 집을 산 사람의 경우 이자 부담으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보통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1인당 연간 대출이자 부담이 평균 16만4000원, 0.5%p 오르면 32만7000원 증가하게 된다.문제는 추후에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추후 3번의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매번 0.25%p 올려 연말 3.0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2010년대 초반에 발생한 '하우스푸어'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또 내집 마련을 계획중인 무주택자는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 탓에 매수를 망설여 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실제로 아파트를 사려는 매수심리는 9주째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전주보다 0.2p 하락했다.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도 92.9에서 92.5로 내렸다. 수급지수는 100 이하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금리 인상의 여파는 '철옹성' 같았던 강남 집값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 등 고가주택이 몰린 지역의 경우 정부의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다수 풀렸지만 매수세가 이를 쫓아가지 못해 매물이 적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강남3구 일부 지역에선 이전 신고가보다 호가를 억대로 내린 매물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21㎡는 지난 5월 최고가(37억원) 대비 3억원 넘게 떨어진 33억7000만원(31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다.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두달간 '지금 아니면 제값을 못받을 것 같다'며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 10통 이상 왔지만 정작 매수 희망자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래도 2~3일에 한두번 정도는 매수 문의가 있었는데 이번 금리인상 영향으로 거래가 당분간 뚝 끊길 것 같다"고 말했다.금리인상의 충격파가 당장 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양극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처럼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올라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 위축되고 민간건설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주택시장의 경우 대출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침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장주와 상급지 등 수요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