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2.75 확진자, 해외 여행력 無… 이미 지역사회 전파 시사줄어든 진단검사 탓 실제 확진은 2~3배 많을 듯 재유행 억제하려면 방역 기본원칙 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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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현존하는 코로나19 변이 중 전파력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켄타우로스(BA.2.75)’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올 하반기 확산세가 커질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특히 4차접종 유인기전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견고한 방역과 의료대응 형성이 이뤄져야 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T(진단검사·역학추적·신속한치료)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천 거주 60대를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 변이가 확인됐다. 이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경미한 증상이 발생한 이후 11일 확진됐고, 최종 분석을 통해 변이가 확인됐다.

    문제는 해외 여행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 지역에 전파돼 있는 BA.2.75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국은 감염 경로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접촉자는 동거인 1명, 지역사회 3명 등 총 4명인데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중 하나로, 지난 5월26일 인도에서 최초 확인된 이후 불과 한 달 만인 6월27일 인도 내 점유율이 51.35%에 달할 만큼 빠르게 확산했다.

    또 BA.5와 BA.4 대비 면역 회피력이나 감염 전파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 하위 변이들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 등 전문가들은 BA.5 유행만으로도 4주후 하루 30만명에 육박하는 일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존 최대 전파력의 변이도 들어온 상황이라 최악의 유행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BA.2.75가 현재의 BA.5와 함께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3T 즉각 시행, 당장 검사부터 늘려야 

    코로나19 유행과 관련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강도 거리두기 없이 백신접종을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방역체계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 당장 상실된 ‘3T 전략’를 다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다른 ‘과학과 근거 중심’ 방역을 표방했었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검사·역학추적·신속한치료로 이어지는 3T 전략은 감염병 대응의 기본 중에 기본인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이미 BA.2.75 유입된 상황이라 대폭 축소된 검사라도 늘려야 확진자와 추가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줄어든 진단검사 탓으로 실제 확진자 수는 당국이 발표하는 확진자의 2~3배 이상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지역사회 전파가 알게모르게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확산의 규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별도의 대책 없이 자율참여형 방역으로 일관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전임 정부와 다른 방역정책이 설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